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자동차 배기가스가 ‘세계 3대 환경문제’ 중 하나인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대두되고, 유류 값이 크게 오르면서 바이오 에너지(Bio-energ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는 자연계에 존재하며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체량을 의미하는 바이오매스(Biomass)를 연소나 발효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에너지를 이르는 말이다. 바이오 에너지에 속하는 바이오 연료(Bio-fuel)는 크게 휘발유에 섞어 사용하는 바이오 에탄올과 경유에 섞어 사용하는 바이오 디젤로 구분이 된다. 

기존의 주 에너지원인 석탄과 석유의 대체 에너지로 사용돼온 원자력, 태양열, 풍력 등은 주로 전기 에너지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자동차 연료로의 사용에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그에 비해 바이오 연료는 특정 기술개발 없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휘발유에 바이오 에탄올을 10∼20%를 섞어 사용할 경우 자동차 엔진의 구조를 바꿀 필요가 없고, 기존의 주유소에서 충전할 수 있어 미국, 중국, 브라질, 유럽연합(EU) 등에서 법으로 정해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바이오 연료를 차량 연료로 사용하면 경유에 비해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많이 저감돼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크며,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와 함께 에너지 자립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도 바이오 디젤이 경유에 대비해 1㎘당 2.6톤의 이산화탄소(CO2)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공인하고 있다.

바이오 에탄올은 사탕수수, 옥수수, 감자 등의 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을 발효시켜 만들며, 바이오 디젤은 유채, 해바라기, 콩 등과 같이 기름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유지작물에서 추출해 생산하기 때문에 화석연료인 석유자원처럼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훨씬 적게 방출하는 바이오 연료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환경 친화적인 청정 연료이지만 바이오 에너지로의 사용에 따른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 연료를 석유대체 에너지로 사용하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은 곡물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수요의 증가에 따라 곡물 가격이 오르고, 식량 부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등지에서 식량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자동차 연료 생산을 위해 과량의 곡물을 소비하는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실례로 4륜구동 승용차의 연료통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순수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약 200㎏이 요구되는데, 이는 한 사람이 1년간 먹는 식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바이오 연료 생산의 원료가 되는 곡물 생산을 위해 브라질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산림을 훼손하며 경작지를 늘려가고 있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의 흡수 역할을 하는 산림지역이 줄어들어 결국 지구온난화 가속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작물 경작을 위해 석유를 재료로 생산하는 화학비료가 대량으로 살포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질소의 방출이 증가될 수 있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바이오 연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식용작물 대신 미세조류를 이용하는 차세대 바이오 디젤 기술이 개발돼 이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담수와 해수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미세조류는 광합성 과정을 통해 양질의 식물성 오일을 생산하는데, 화학공정을 거쳐 이를 분리 정제하면 식량자원을 이용하는 생산에 버금가는 고품질의 바이오디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은 생산 단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낮은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어 생산 단가의 절감을 위한 효율적인 정유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바이오 연료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문제점은 최소화 하는 기술개발과 함께 청정 바이오 연료가 우리 인류의 차세대 기반 에너지로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대중적 인식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원유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바이오 연료의 개발이 에너지 수입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선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는 사실에 기반을 둔 정책 마련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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