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2년만에 석방돼 귀국한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13일(현지시간 ) 워싱턴의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축복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터키에서 2년만에 석방돼 귀국한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13일(현지시간 ) 워싱턴의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축복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터키에 장기 구금됐다 풀려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맞으며 그의 석방을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석방된 후 부인 노린과 함께 귀국길에 오른 브런슨 목사는 독일을 거쳐 이날 낮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복음주의자 기독교 표심을 잡기 위해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최우선 순위에 뒀으며, 실제로 그가 풀려남에 따라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나타내듯 환영 행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일부 상원의원 등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이 대거 출동했다.

1993년부터 터키에 체류한 브런슨 목사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세력과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2016년 10월 투옥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행사에서 브런슨의 '자유'를 얻어내기 위한 어떤 양보나 거래도 없었다며 ‘조건없는 석방’이었음을 거듭 주장한 뒤 취임 후 북한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억류자들의 석방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는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위해 오랫동안 힘들게 노력해왔다”며 “우리는 적어도 더 이상은 이 나라에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돌아온 후에도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오바마 행정부 등 전임 정권들과 차별화를 내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실종돼 사우디 정권의 배후설이 제기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건과 브런슨 목사의 석방이 시기적으로 겹친 데 대한 기자 질문을 받고 “우연의 일치일 뿐 두 사안은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다만 시점이 겹친 데 대해 “흥미롭다”고 언급했다. 

브런슨 목사가 “나와 우리 가족은 당신을 위해 자주 기도를 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에 있는 그 누구보다 내가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했고, 이에 브런슨 목사는 한쪽 무릎을 꿇고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국정 운영 등을 위한 지혜를 달라며 기도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