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합동영결식이 3일 오전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산악인장으로 진행됐다. (출처: 연합뉴스)
실종된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박영석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합동영결식이 3일 오전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산악인장으로 진행됐다. (출처: 연합뉴스)

여성 산악인 고미영 대장도 히말라야서 영면
김창호 대장, 박영석 사고 당시 수색 작업 투입
8000m급 14좌 무산소 완등 때 대원 1명 잃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히말라야 원정 등반에 나섰던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의 사망 소식과 함께 히말라야 한국 원정대의 조난사가 반추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이상 14좌 무산소 등정한 김창호(49) 대장의 한국인 원정대 5명 등이 전날 밤 베이스캠프를 덮친 눈사태로 인해 운명을 달리했다.

13일(현지시간) 네팔 현지언론을 통해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산 구르자히말(해발 7천193m) 원정 도중 베이스캠프(3천500m)에서 눈 폭풍에 휩쓸려 사망한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산악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 산악인이 히말라야 정복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첫 사고는 47년 전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 김기섭 대원이 마나술루 7600m에서 캠프를 설치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돌풍에 40m아래 빙하 틈으로 떨어져 숨졌다. 이 사고는 한국 원정대의 첫 히말라야 첫 조난 사례로 기록됐다.

이듬해인 1972년 김기섭 대원의 형제인 김정섭·호섭 대원은 다시 마나슬루 등정에 나섰지만 눈사태에 희생되면서 한국 히말라야 등반의 개척자였던 김정섭·기섭·호섭 형제는 모두 히말라야에 잠들고 말았다.

1998년에는 최승철, 김형진, 신상만 대원이 히말라야의 탈레이사가르를 등반하던 중 북벽 블랙피라미드(타워) 루트를 개척해 정상으로 향하던 중 눈보라를 피하지 못하면서 숨지고 말았다.

한국인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지현옥 원정대장도 1999년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정상!”이라는 짧은 교신을 마치고 하산하다가 해발 7800m 지점에서 실종됐다.

여성으로서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한 고미영 대장도 2009년 낭가파르밧(8125m)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목숨을 잃었다.

1993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영원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이끈 원정대가 2011년 안나푸르나에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 실종됐고,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이번에 사망한 김창호 대장은 당시 박 대장을 찾기 위한 수색대의 일원으로 참가했었다.

김창호 대장 역시 2013년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무산소 완등을 마치고 하산하던 중 함께 원정에 나섰던 서성호 대원이 사망하는 경험을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고 김 대장도 구르자히말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히말라야에서 영원히 잠들고 말았다.

히말라야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58번째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1977년)했던 고상돈 대원도 산에서 생의 최후를 맞았다. 1979년 미국 알래스카의 최고봉 매킨리(6194m)를 오른 뒤 하산 중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 대원은 로프로 몸을 연결한 한 대원의 실족으로 함께 추락해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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