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하종률 아름다운 풍등세상 대표가 한국산 풍등(노란색)과 중국산 풍등(빨간색)을 들고 크기 비교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2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하종률 아름다운 풍등세상 대표가 한국산 풍등(노란색)과 중국산 풍등(빨간색)을 들고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2

하종률 아름다운 풍등세상 대표

화재 이후 주문취소 연락 폭주

“풍등 문화 사라질까 두려워”

[천지일보=김도은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휘발유 탱크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풍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풍등 제작을 하는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12일 본지가 만난 아름다운 풍등세상 대표인 하종률(50대, 남, 광주 서구)씨는 “이곳 풍등은 ‘made in korea’이다. 저가인 중국산 제품의 품질 문제로 화재가 확산된 것”이라며 “저유소 화재 이후 주문 취소 연락이 폭주해 매출에 큰 영향을 입었다. 국내의 풍등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지난 9일 경찰이 공개한 CCTV에 따르면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이 잔디에 떨어지면서 잔디밭을 태운 불씨가 저유 탱크의 유증환기구를 통해 탱크 내부로 옮겨 붙어 폭발을 일으켰다. 이 저유소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43억원의 재산피해를 내며 화재 발생 17시간 만에 진화됐다.

당시 스리랑카인 A(27, 남)씨는 전날 진행한 초등학교 캠프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공사장에서 주워 호기심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풍등에 대한 여론이 집중되면서 풍등 제작회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연료통이 안쪽으로 고정돼 있는 한국산 풍등(오란색)과 사용자가 임의로 연료통을 설치해야 하는 중국산 풍등(빨간색). ⓒ천지일보 2018.10.12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연료통이 안쪽으로 고정돼 있는 한국산 풍등(노란색)과 사용자가 임의로 연료통을 설치해야 하는 중국산 풍등(빨간색). ⓒ천지일보 2018.10.12

하종률 아름다운 풍등세상 대표는 “스리랑카인이 주은 풍등이 새것으로 사용했는지 재사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재사용했다면 연료가 소진돼 다른 연료로 대체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산 제품은 사용설명서가 중국어로 돼 있어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가르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리 감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에서 제작한 풍등은 연료가 타면서 그대로 7분동안 하늘로 올라가 꺼져서 내려오지만 중국산의 경우 종이의 재질이 얇아 열이 밖으로 새어 나가거나 연료도 재사용한 것”이라며 “또 직접 제작한 풍등의 경우 연료통이 고정된 상태로 제작되지만 중국산은 연료통이 따로 있어 사용자가 직접 고정해야 하는데 이번에 고양경찰서에서도 잘못 설치한 연료 사진을 공개해 깜짝 놀랬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풍등을 알리기 시작해 4만개를 보급·제작했지만 2010년부터 크게는 10배정도 차이나는 저가형 중국산 풍등이 들어오면서 화재사건이 일어났고 생산도 1만개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포장에 중국어로 사용설명서가 기록돼 있는 중국산 풍등에는 연료통(네모)이 고정돼 있지 않아 사용자가 임의로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천지일보 2018.10.12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포장에 중국어로 사용설명서가 기록돼 있는 중국산 풍등에는 연료통(네모)이 고정돼 있지 않아 사용자가 임의로 설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천지일보 2018.10.12

현재 소방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소방기본법에는 ‘소방서장이 화재 예방상 위험하다고 인정되면 불장난, 모닥불, 흡연, 화기 취급, 풍등 등 소형 열기구 날리기 등을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2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현재 구체적인 소방기본법의 하위 시행령, 조례 등은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화재로 풍등이 위험하다고 인식돼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13년째 이일을 연구하고 테스트 해왔지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장마다 가족 단위로 어린아이, 어르신 등 너도나도 날아가는 풍등에 소원을 기록해 올리며 기뻐하고 손뼉까지 치면서 좋아하는 데 이번 일로 풍등 문화가 사라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지난 4월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 행사에서 띄운 풍등. (제공: 아름다운 풍등세상) ⓒ천지일보 2018.10.12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지난 4월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 행사에서 띄운 풍등. (제공: 아름다운 풍등세상) ⓒ천지일보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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