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9일 밤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방송하고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했다.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목회직을 세습하는 장면도 방송에 탔다. ⓒ천지일보 2018.10.10
MBC PD수첩이 9일 밤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방송하고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했다.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목회직을 세습하는 장면도 방송에 탔다. ⓒ천지일보 2018.10.10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백종국 공동대표

기윤실 ‘좋은나무’에 세습옹호자 논리 반박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웹소식지 좋은나무 14호에 ‘알기 쉬운 교회세습 논쟁’을 기고했다. 백 교수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의 부자 세습을 계기로 부각된 ‘세습’에 대해 옹호자들이 하는 자들의 주장을 10가지로 요약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백 교수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교회세습 돌풍은 한국 개신교를 파고드는 사탄의 교묘한 계략”이라며 “하나님의 교회를 사람의 교회로 타락시키는 데 있어서 이만한 계략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부흥을 위하여 하루속히 극복되어야 할 악폐”라고 세습을 평가했다.

먼저 ‘세습이 아니라 승계’라는 주장에 대해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한국 개신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담임목사직 승계를 교회세습이라 한다”고 정의했다. 세습이란 특정한 조직 내에서 나타나는 부와 권력의 혈연적 승계를 의미한다. 북한의 최고위직 승계, 재벌의 경영권 승계, 교회의 담임목사직 승계 등이 대표적인 세습의 유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의 교회세습에는 직계세습, 사위세습, 지교회세습, 징검다리세습, 다자간세습, 복합M&A세습, 교차세습, 동서간세습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교인들이 다수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합법적이다’는 데 대해서 백 교수는 “도둑들끼리 절도물의 분배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해서 도둑질한 물건의 소유권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며 “교회세습은 하나님의 것을 인간이 절취하는 행위이므로 신앙적 정당성이 없다”이라고 단언했다.

또 ‘성경에도 제사장의 세습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신교의 목사는 구약의 제사장이 아니다”며 “이를 동일시하는 것은 이단적 주장이다. 개신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잇는 유일한 제사장이시다. 목사는 가르치는 직분을 가진 성도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세습 옹호자들은 남의 교회 일이니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백 교수는 “이 논리대로라면 교회세습반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남의 일이므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그리스도의 교회는 한 몸이므로 마땅히 바로 서도록 서로 권면해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떠들 것이 아니라 조용히 기도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다수 교인들의 시위를 조직하여 교회세습반대를 외치는 것도 기도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또 교회세습반대운동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질병이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려는 의사가 환자를 죽이고 있다는 논리”라며 “의사의 처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질병을 치료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환자나 환자 가족의 명성과 신뢰를 더욱 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습 옹호자들의 주장 이 외에도 ‘대형교회를 공격하려는 빨갱이의 수작이다’ ‘교회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교회 리더십의 불안은 교회의 불안을 초래한다’ ‘교단법으로 교회세습을 규제하는 것은 목사 자녀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등이 있다.

백 교수는 “찬성 측 명제들을 언급했으나 사실상 이는 교회세습의 명분을 찾는 시도에 불과하다”며 “각종 자료에 나타난 교회세습의 실제 이유들을 보면 신앙과는 상관없는 개인적 혹은 집단적 욕망만이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정직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마라나타(뜻: 주님 오시옵소서)의 신앙을 갖기’ 등을 요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