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宗敎)란 말 그대로 높은 가르침이다. 세상의 철학보다 차원이 높은 것이 종교다. 해서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덕이 높은 종교지도자는 사회를 계도(啓導)했고, 사회는 그런 종교지도자를 통해 답을 얻어왔다. 그러나 작금의 종교행태는 종교라는 이름을 빼고 싶을 만큼 민망하다. 특히 개신교는 더 가관이다. 지난 9일 MBC PD수첩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이후 명성교회 부자세습 이유가 이 비자금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JTBC는 앵커브리핑 코너를 통해 명성교회가 속한 장로교의 친일행적을 비판하고, 명성교회의 부자세습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80여년 전 조선예수교장로회는 ‘신사참배는 종교행위가 아닌 국가의식’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신사참배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후 국방헌금 등을 거둬 조선장로호라는 비행기까지 일제에 헌납했다.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기독교 제1계명을 어긴 이들의 행적은 여전히 한국 개신교사의 가장 수치스런 행적으로 남아 있다. 장로교는 이후 한기총의 주축이 됐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10당5락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한국 개신교 전반에 만연한 목사증 매매, 성범죄까지 목회자들의 민망한 전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씨 도둑질은 못 한다’고 부패한 뿌리에서 부패한 목회자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개신교는 예수의 말씀을 들어 자신들을 흔히 ‘빛과 소금’에 빗댄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야말로 참 빛과 강력한 부패 방지력이 있는 소금이 필요한 곳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길에 버려져 밟힌다고 했다. 본질은 없고 허울뿐인 소금이 된 지 오래인데도 스스로 짠맛을 내고 있다고 믿는 개신교. 이미 많은 교인이 소금의 기능을 잃은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고,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맛보고 있다. 소금의 기능을 회복할 기미가 안 보이는 한국개신교, 더 늦기 전에 종교인의 양심을 걸고 갈 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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