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올림픽 대회 비용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다.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1911년 올림픽 예산이 계획된 것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 도시나 국가에서 개최하는 가장 큰 사업인 올림픽이 비용 초과로 큰 적자가 발생하면 올림픽 운동이 장애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림픽의 과도한 비용과 적자 운영은 역대 올림픽에서 개최 국가와 도시의 재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됐다. 지난 2016년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 경영대학원 발표 자료 ‘2016 옥스포드 올림픽 연구: 역대 올림픽 비용과 비용초과’에 의하면 1976년 몬트리올하계올림픽이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720%의 대규모 비용 초과로 큰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2016리우하계올림픽이 당초 계획의 51%인 16억 달러가 늘어나며 46억 달러의 총 비용을 보였고, 2014소치동계올림픽은 289%의 예산 초과를 나타냈다. 2004년 아테네하계올림픽의 경우 파탄 일보직전의 그리스 경제 침체로 인해 올림픽 개최 비용에 큰 부담을 안았으며, 올림픽 이후 수년간 심각한 올림픽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이는 100여년 전 쿠베르탱의 지적이 아직까지 현실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2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린 올림픽인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당초 적자와 과도한 예산비용의 우려를 떨치고 순수 올림픽 개최비용에만 들어간 것을 기준으로 할 때,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 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 참석, 대회 최종 보고를 통해 “IOC와 정부의 지원, 적극적인 기부와 후원사 유치, 지출 효율화를 통해 현재까지 최소 5500만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달성한 경제올림픽을 실현했다”고 밝혔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5500만 달러를 보고서 작성일 기준으로 하면 1달러당 1116.70원으로 약 614억원에 달한다. 올림픽을 앞둔 2016년까지 조직위는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적자가 2900억원이 넘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희범 위원장이 올림픽 개최 2년 전 취임할 당시만 해도 3천억원 정도의 예산 적자를 호소했다. 조직위는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스폰서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지난해 말까지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올림픽 개최 2달 전 북한의 전격적인 참가와 남북단일팀 구성 등의 호재 등으로 올림픽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며 재정의 어려움을 떨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직위는 평창올림픽 수익금 중 20%의 IOC 지분을 한국스포츠발전을 위해 IOC가 기부를 함에 따라 올림픽 잉여금을 관리할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재단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로, 철도, 공항, 호텔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입된 예산이 올림픽 직접 비용보다 훨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올림픽 직·간접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총 예산 수지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흑자 발표는 남북한이 공동 개최를 추진하기로 한 2032년 하계올림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 예산을 적절하게 운영해, 수익을 내며 올림픽 확산에 기여를 했다는 것을 IOC와 회원국들에게 보여준 만큼 남북한이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서 높은 신뢰감을 얻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자부심을 갖고 남북한의 적절한 비용 분배를 통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대회 운영 계획을 세운다면 2032년 하계올림픽의 역사적인 남북한 공동 개최라는 목표 달성은 결코 헛된 꿈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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