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유남석 소장 “공정·중립성 유지”

사무처장 “업무 수행기능 마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도 모든 사건들을 헌법과 법률에 맞게 심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현재 계속되고 있는 재판관 공백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 소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 국감에 참석해 “앞으로도 모든 사건들은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해 헌법재판관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창설 30주년을 맞은 헌재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가기관이자 세계 각국이 인정하는 모범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성장했다”면서 “지난 1년 동안 헌재는 헌법재판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을 비롯한 헌법의 정신과 원리를 국민의 삶 속에 구현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헌재는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사전심사 인력을 보강하고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구부를 개편하고 동종사건을 병합 심리하는 한편, 장기미제 사건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제도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18년에는 병역법 사건 등 다수의 장기미제 사건을 처리하고 지난 9개월 동안 월평균 사건 처리건수가 약 27% 증가하는 등 미제사건 수가 다소 감소했다고 유 소장은 소개했다.

유 소장은 “낙태죄 등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들을 중요사건으로 지정하고 그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효율적 사건처리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사건 접수에서부터 결정의 선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해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감을 통해 헌재가 그동안 미흡했거나 간과했던 사항을 적극 반영하고 개선하겠다”며 “변화하는 사회현실과 시대정신을 담아 국민의 삶 속에 헌법정신을 온전히 구현하는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뒤이은 업무 보고에서 “9월 19일 재판관 9명 중 5명이 퇴임한 이래 아직까지 국회 추천 3명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아 재판관 공백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조속히 임명해 마비된 심리기능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헌재는 현재 여야의 이견으로 국회 인준과정이 계속 늦어지면서 헌법재판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헌재법에 따르면 헌재 심판은 재판관 전원으로 구성되는 재판부에서 관장하며,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 사건을 심리해야 한다.

김 처장은 “(현재 재판관이 6인에 불과해) 평의 변론, 선고 등 심판기능이 전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30일 이내 부적법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지정재판부도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관회의 역시 정족수 미달로 개최가 불가능하고, 배당조정 등 주요 행정사항 처리도 어렵다”면서 “업무공백이 조속히 해결돼 재판소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처장은 “헌재 제도개선 및 진행 활동 방안 관련, 21건의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발의 돼 있다”며 “재판소장 임기 명시 등 재판소 관련 법안이 14건이다. 의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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