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에다 마사아키 도쿄대 교수가 4일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단군 개국신화는 일본 개국신화의 모태’ 학술대회에서 양국간 개국 이야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박선혜 기자] 하늘에서 내려온 니니기는 다카치호 산봉우리로 내려온다. 이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는 이야기와 내용구성이 유사하다. 개국신화 외에도 일본 신화가 우리나라 건국 이야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에다 마사아키 도쿄대 교수는 4일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단군 개국신화는 일본 개국신화의 모태’ 학술대회에서 ‘한일 친선과 천손 문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우에다 교수는 “단군 이야기를 보면 천신인 환인이 아들 환웅에게 ‘3종 보기(寶器)’를 건네 신단수 아래로 내려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며 “이는 일본 왕실 ‘3종 신기’의 발자취”라고 주장했다.

일본 사학계는 신라에서 건너온 천일창(아메노히보코) 왕자가 가져온 곰신단은 고조선의 태양신을 모셔다 제사를 올리는 하늘의 제사 종교의식에서 비롯됐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아울러 단군 이야기 외에도 가야 이야기 역시 일본 신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제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조선ㆍ신라ㆍ가야 건국 이야기는 하늘에서 신의 아들이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는 점은 일본의 신화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구성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건국자인 니니기는 붉은 보자기에 덮여서 강림했으나 고구려 주몽(동명왕)과 신라 박혁거세, 가야 김수로왕 등은 알에서 태어나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일본 고대역사가 기록된 <고사기>에 따르면 천손 니니기는 다카치호 산봉우리를 “이 땅은 한국 쪽을 향했으며 카사사 곶을 끼고 지나서 아침 해가 곧바로 비치는 나라요 저녁노을도 빛나는 나라”라며 “이 땅은 복 받은 터전”이라고 내세웠다.

여기서 다카치호 산봉우리에 관한 전승은 미야자키현의 다카치호정, 카고시마현의 기리시마산, 오이타현 소보산ㆍ쿠주산으로 총 3가지 견해가 있다.

우에다 교수는 “다카치호 산봉우리는 구시후루 등으로 쓰였으며, ‘소호리’ 산봉우리라는 명칭과도 관련이 깊다”며 “가야 시조인 김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온 땅이 ‘구지봉’이었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구지봉은) 소호리산이나 소호리노야마, 만요가나라고 불리었다”고 밝혔다.

이는 ‘구시후루’가 고대 조선어하고 관련이 있으며 ‘소호리’ 역시 조선어 ‘서울’ ‘소후루’ ‘소부루’라는 왕도(王都)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고대 일본의 예능사(藝能史) 역시 한국 문화하고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표적인 왕실 궁중아악은 백제ㆍ신라ㆍ고구려악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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