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 (자료: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18.10.9
줄어든 제네시스 미국 판매량. (자료: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18.10.9

미국서 월판매량 500대↓

판매망 놓고 딜러와 갈등

“현대차, 독일車 넘기 힘듦”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급감한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G70을 앞세워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미국 내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은 8908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 5102대)과 비교하면 41.0% 이상 감소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G80 6924대, G90(국내명 EQ900) 1984대 등이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은 418대까지 떨어졌다. 500대 이하로 하락한 것은 미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제네시스 판매망 독립 과정에서 불거진 현지 딜러와의 갈등이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올해 초 현대차 딜러와 제네시스 딜러를 분리하기로 하고 100여개의 제네시스 전문 판매점 선정에 나섰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수익성이 높아 판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부 현대차 딜러들이 반대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현대차는 기존 현대차 판매망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현대차 전시장 내 제네시스 전시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는 아직 SUV가 없다는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SUV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부분이 부족했다”며 “제네시스의 경우 세단 2종류만 판매하고 있어 다양성이 부족해 앞으로 SUV 등 종류를 늘려 순차적으로 미국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지난달 하순 출시된 G70을 기점으로 다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강조해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제네시스는 전체 31개(일반 브랜드 포함)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13개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도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독일차가 선점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 오랫동안 독일차가 강세를 보이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부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드웨어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감수성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짧은 시간 안에 정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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