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제527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제527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BTS 한글 확산 기여한 공로

李 “빠른 산업·민주화, 한글 덕분”

‘겨레말 큰 사전’ 재개의지 밝혀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572돌 한글날을 맞은 9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경축식이 개최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경축식은 한글날이 국경일로 격상된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실외행사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한글 발전 유공 포상 수상자와 한글 및 세종대왕 관련 단체 관계자, 주한외교단, 시민·학생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기념하며 축사를 통해 “세종대왕의 뜻대로 글을 모르던 조선의 여성과 평민도 한글로 제 생각을 남겼고 지식과 정보를 얻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한글로 겨레의 얼을 지키고 일깨웠다”면서 “해방 이후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것도 국민의 문자 해독률이 높았기에 가능했고 그것은 한글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갈수록 늘어난다. 이미 한글은 우리만의 글이 아니다”라면서 “2007년 3개 나라 13곳이었던 세종학당은 올해까지 57개 나라, 174곳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BTS)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노래 부른다”며 “정부는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에게 훈장을 주기로 어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전날인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방탄소년단 7명 멤버에게 한류 확산 등 대중문화예술 발전 유공으로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줬을 때는 우리 겨레가 하나였지만 세계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다”며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05년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함께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시작했지만 이 일은 남북관계의 기복으로 멈췄다”면서 “이제 문재인정부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경축식은 대통령 단체 표창을 수상하는 KBS의 한글 퀴즈 프로그램인 ‘우리말 겨루기’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엄지인 아나운서의 사회로 한글날 소개 영상, 국민의례,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 한글 발전 유공자 포상, 축하말씀, 축하공연,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 만세삼창의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가 시작되자 한글의 창제과정과 과학성,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문화한류로써 전 세계에 뻗어 나가는 한글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귀화방송인 방대한씨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뉴질랜드의 한글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황재길·고정미씨가 애국가를 불렀으며, 한남대학교 국어문화원 소속 우리말 가꿈이 대학생 김휘중·조수아씨의 선도로 4절까지 다 함께 불렀다.

계속된 축하공연은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기리며 가사를 붙인 ‘그 날엔 꽃이라’를 테너 임정현씨가 부르고,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재구성해 공연했다.

만세삼창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주최한 ‘2018년 한글 손편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규안 어린이가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이 총리 등과 함께 한글 사랑을 약속하며 만세를 외쳤다.

경축식 전후엔 ‘2018 한글문화큰잔치(10월 8~9일)’와 연계해 다양한 전시프로그램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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