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사랑협의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아이스페이스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사랑협의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아이스페이스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한부모가정 지원, 저소득층에 한정”… 정부에 지원 확대 요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회가 다원화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한부모가정’이다.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따르면 이혼이나 사별, 별거 등의 이유로 생긴 한부모가정은 현재 150만 가구가 넘는다.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은 한부모가정인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혼인·혈연·입양 등으로 이뤄진 친족관계만을 ‘정상가족’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미혼모 등 한부모가정은 매서운 편견과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은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우리나라 최초로 지난 2002년 한부모가정 전문지원센터인 한부모가정사랑협의회를 설립했다. 이후 16년동안 사회 곳곳의 어려움에 처한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협의회에서는 심리적 지원, 장학금, 생계비, 생리대·속옷 지원, 물품지원 등을 비롯해 한부모가정 인식개선 사업, 교육 캠페인, 정책 제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2일 서울 송파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부모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비롯해 ‘심리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100명의 한부모와 상담을 하면 이 중 90명은 자살을 생각한다는 게 황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지원보다 심리적 치유가 먼저”라며 “한부모가정은 상처로 인해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자립하기가 더 어렵다. 이들에게는 한부모라는 사실이 수치스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것과 동시에 심리적 치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으로 의식을 바꿔주고 치유해야 한다”며 “심리적으로 안정되면 그들의 자립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한부모가정 지원이 저소득층에 한정돼 있는 것을 지적하며 전체 한부모가정으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정부는 한부모정책을 가족정책 안에서 더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여성가족부로 이관을 했다”며 “그러나 현재의 한부모정책은 저소득 한부모에게만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취약계층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욕구가 있는 모든 한부모를 도와줘야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 산하의 ‘한부모가정지원센터’가 설립돼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에 따르면 6개 권역 지역에 있었던 한부모가정지원센터는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로 편입되면서 없어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일반가정의 어려움과 한부모가정의 어려움은 다르다”며 “한부모가정만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된 단독적인 센터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부모가정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주위사람들이 먼저 한부모가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협의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부모가정 반(反)편견교육’이 전국의 유아교육기관과 초·중·고 학교로 확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회장은 “한부모가정 반(反)편견교육은 누구나 한부모가 될 수 있으며, 남편과 사별할 수 있고 미혼모가 될 수 있다고 알려준다”며 “교육을 통해 한부모가정이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부모라는 사실을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겨선 안된다”며 “한부모들이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낼 때 이들에 대한 복지도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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