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저유소 폭발 사고… “송유관공사 18분간 잔디 화재 몰랐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풍등이 떨어진 잔디에서 탱크 내부로 불이 옮겨 붙는 18분 동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 경기도 고양경찰서에서 진행된 피의자 검거 브리핑에서 강신걸 고양경찰서장은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인근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스리랑카인 A(27)씨가 7일 오전 10시 32분경 공사 쉬는 시간에 풍등을 날렸다”며 “A씨는 풍등이 저유소 근처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는 것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서장은 “A씨는 잔디밭에 풍등이 떨어진 것을 보고 되돌아 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A씨가 날린 풍등은 공사현장에서 약 300m 가량 날아가 잔디밭에 떨어졌으며, 오전 10시 36분쯤 잔디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은 18분 뒤인 오전 10시 54분쯤 발생했지만 대한송유관공사는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휘발유 탱크 외부에 화재 감지센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 비전문취업 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의 근로자로, 지난 6일 오후 인근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캠핑 행사에서 날아온 풍등을 호기심에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발생한 재산피해 규모는 약 70억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중실화죄 혐의로 지난 8일 긴급체포하고, 저유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풍등과 저유소 화재 간 인과관계를 정밀 확인하고 재차 합동감식 등을 통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