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가 세종 즉위 600주년 및 제572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힘과 가치가 서울 그리고 시민에게 가져오는 변화를 조명하는 행사를 6일부터 14일까지 열고 있다. 첫날인 6일 서울시청 내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남북언어 비교’ ‘공공언어 성과’ ‘안내판 개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가 세종 즉위 600주년 및 제572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힘과 가치가 서울 그리고 시민에게 가져오는 변화를 조명하는 행사를 6일부터 14일까지 열고 있다. 첫날인 6일 서울시청 내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남북언어 비교’ ‘공공언어 성과’ ‘안내판 개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국어기본법 제14조1항 “알기 쉽게 쓰기”
우리말 위반 행정부처 1위, 기획재정부
외국어 남용 부처 1위, 중소벤처기업부
“文대통령 의지 비해 공무원 호응 낮아”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사)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18개 정부 행정부처에서 낸 보도자료 총 3024건을 통해 국어기본법을 잘 지켰는지 조사한 결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용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준은 국어기본법 제14조 1항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두었다.

이에 한국문화연대는 ‘한글전용을 잘 지켰는지’ ‘국민이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어를 쓸데없이 사용하지’ 이렇게 큰 두 기준을 놓고 살폈다.

2018년 4~6월 행정부처별 보도자료 중 국어기본법 위반 순위 (제공: 한글문화연대)
2018년 4~6월 행정부처별 보도자료 중 국어기본법 위반 순위 (제공: 한글문화연대)

◆보도자료 1건당 한글전용 위반 2.4회, 외국어 남용 6.6회

조사 결과, R&D, ICT, AI, TF, EU, UAE, SW, MOU, 美, 對, 新, 現, 比, 軍 등 외국 문자를 본문에 그냥 써 실정법인 국어기본법의 한글전용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총 7399개로 드러났다.

국어기본법의 한글전용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보도자료 하나마다 평균 2.4회였고, 가장 많이 위반한 부처는 기획재정부였다. 한글로 적긴 했지만 ‘인프라 컨설팅’처럼 외국어를 우리말 대신 남용한 사례는 보도자료 하나마다 평균 6.6회로 나타났으며, 가장 많이 외국어를 남용한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였다.

2017년에 비해 한글전용 위반과 외국어 남용 비율이 약간 줄었다. 하지만 외국어인 ‘팀, 센터’를 조사대상에 반영하면 보도자료 하나마다 평균 7.5회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2017년과 별 차이가 없다. 2017년에는 두 외국어 낱말을 포함하여 조사했고, 올해에는 이를 제외했다.

지난 3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1회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일반 국민이 법령과 행정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일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행정의 중요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용어 사용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행정용어 사용을 강조했던 대통령 의지에 비춰볼 때 행정부처 공무원들의 호응이 매우 낮은 것으로 한글문화연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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