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은 위원장이 곧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적어도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돌아가면 단행될 것 같다. 올해로 집권 7년째 접어드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이 가지는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올해에만 벌써 세 차례나 다녀온 중국 방문에 비하면 다소 러시아를 홀대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북한에게 중국과 러시아가 가지는 지정학적 비중은 다를 수밖에 없다. 소련군의 진주로 정권을 세우고 사회주의 길을 걸어온 지 올해로 78년, 북한과 김일성에게 소련은 ‘은인’이었으며 종주국의 위상을 가지는 나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일성이 1941년부터 1945년 귀국 전까지 소련군에 복무한 경력이 없었다면 해방 후 북한의 지도자로의 낙점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먼저 러시아에 대해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정식명칭은 러시아 연방(Российская Федерация, Russian Federation)이다. 수도는 모스크바(Москва, Moscow)이며, 공용어는 러시아어이다. 국가를 이루는 인종과 문화가 다양한 다민족 국가이며, 인구의 대부분인 75%가 러시아 정교회를 종교로 갖고 있다. 1946년 초대 상임 이사국이었던 소비에트 연방공화국(구소련)이 보유하고 있던 의석을 승계해 1991년부터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동유럽 지역 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극동에서부터 동부 유럽에 걸쳐 있는 광대한 영토를 가진 국가로, 북쪽으로는 북극해, 동쪽으로는 태평양에 면한다. 남쪽으로 북한·중국·몽골·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서쪽으로 우크라이나·벨라루스·라트비아·폴란드·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핀란드·노르웨이 등에 닿아 있다. 예니세이강을 경계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예니세이강, 레나강, 우랄산맥을 기준으로 극동 지역, 동(東)시베리아, 서(西)시베리아, 유럽 지역으로 나뉜다. 동부와 남부는 산악 지대가 대부분이고, 서부는 평야와 저지대가 펼쳐져 있다. 다양한 광물과 석유, 천연가스 등의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바이칼 호수가 있다.

또한 러시아는 연방공화국으로, 총 85개의 연방 주체들로 국가가 구성된다. 연방 구성 주체는 공화국, 자치주, 자치구, 지방, 주, 특별시 등 6개의 단위로 나뉜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세바스토폴로 구성된 3개의 연방 특별시를 포함해 22개의 공화국, 9개의 지방, 46개의 주, 1개의 유대인 자치주와 네네츠, 추코트, 한티-만시, 야말로-네네츠 4개의 자치구가 러시아 연방공화국을 구성한다. 헌법에 의거한 민주주의 국가로 국민직선제를 기반으로 하는 6년 임기의 중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과거 구소련에서는 1917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공산당 일당 독재에 의해 국가가 통치됐으나, 1990년 고르바초프의 개혁 과정에서 대통령제를 도입하면서 러시아의 예하 공화국들도 대통령제를 도입하게 됐다. 러시아 정부는 2014년에 러시아 전 지역의 시간을 조정함과 동시에 서머타임을 폐지했다. UTC+2부터 UTC+12의 총 9개의 시간대를 갖고 있으며, 수도인 모스크바는 서울과 -6시간의 시차가 난다. 주요 도시는 수도인 모스크바를 포함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니즈니노브고로드, 노보시비르스크, 사마라,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카잔, 첼랴빈스크, 로스토프나도누, 우파,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 등이 있다. 러시아는 광활한 대지 외에도 풍부한 원유와 가스, 그리고 목재, 석탄 등 자원이 대단히 풍부한 나라다. 특히 북한에게 러시아의 원유와 목재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제적 지원 품목들이다. 만약에 러시아의 원유와 목재가 없었다면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의 압박에서 벌써 두 손 들었을지도 모른다.

‘김정일의 양아들’로도 불렸던 북한 신의주 경제특구의 초대 행정장관 양빈(55). 그가 16년 만에 대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양빈은 1일 타이베이에서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측근인 류타이잉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이 주최한 자리에 천민쉰 전 타이베이 101타워 회장 등 현지 재계 인사와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까지 만나 대북 경협사업을 논의했다고 한다. 중국 언론에서 ‘신비 상인(神秘 商人)’으로 불릴 정도로 그의 성장 및 사업 과정은 모호하다. 1989년에 톈안먼 사태가 발생하자 네덜란드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국적을 얻은 그는 온실기술을 활용해 중국에서 화훼단지를 경영했다. 만성적인 기근에 시달리던 북한에 이 온실기술을 도입하려던 김정일이 양빈을 2002년 9월 신의주 경제특구 초대 장관에 파격적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아니라 ‘흑전백전’ 즉 누구 돈이든 북한 경제 개건에 도움이 되면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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