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라는 생소한 용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탄생된 용어로서,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인을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를 합친 용어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미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찰스슈왑(Charles Schwab 1998~)이 도입한 AI 기반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금융 이용고객들에 대한 보유자산을 운용, 분석하고 효율적 관리 방안을 제시코자 도입한 시스템이다.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자산 운용을 자문도 해주고 관리까지 해주는 지능화된 자동화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미래에셋의 로보어드바이저와 KB국민은행의 케이봇쌤(KBot SAM)이라는 서비스가 출시돼 활용되고 있으며, 투자금이 10만원 이상 시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투자라는 것이 개인별 성향에 따라 다르게 때문에 이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상품을 제시해 고객들에게 참고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취향에 맞게 선택적으로 투자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은산분리(銀産分離)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 산업계에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은산분리란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아놓은 제도로 금산분리라고도 불리운다. 즉 산업자본을 보유한 기업들이 은행이라는 금융기관까지 장악해 무리한 투자로 인한 경제위기 초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을 방지하고, 은행이라는 자금원이 해당 자금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재정이나 경영상태를 확인하고 감시케함으로써 부정부패나 무리한 투자를 방지하는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조치된 법적 제도이다. 근래에 인터넷뱅킹으로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KT가 8%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기업(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최대 4%를 초과하므로 의결권 행사는 4%까지밖에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논란이 되는 사항은 인터넷뱅킹과 같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 주요 기술이 적용되는 서비스나 산업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선도적 기술확보와 4차 산업 기반의 일자리 창출 활성화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인터넷뱅크에 대해서만이라도, 은산분리원칙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정부와 정치권 측의 주장이 있으며, 이에 반해 경제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인터넷뱅크를 통한 자본조달이 규제 없이 기업들에게 제공될 경우, 산업기반 약화와 공정경쟁 분위기를 훼손할 수 있으므로 예외 지정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같이 규제가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모든 일에도 적용되듯이 규제로 인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느 측면이 보다 더한 효과를 가질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는데, 가령 인터넷뱅크의 보유를 통한 안정적 자금 루트를 활용해, 기업 소유주의 불법적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우선인지, 아니면 인터넷뱅크의 활성화를 통해 기존 금융권과의 핀테크 강화 경쟁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핀테크 기반의 IT산업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관련 종사자 간의 브레인스토밍과 전문가 집단 중심의 델파이 기법 등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고, 이에 미래적 가치를 더해 판단하는 전략적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위 소개 드린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 금융컨설팅 지원 시스템 산업의 경우에도 금융투자협회의 2015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0년까지 그 시장이 무려 18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본 산업과 은산분리 간의 직접적 연관은 없을 수도 있지만, 은산분리를 통한 핀테크 산업 성장의 유도는 IT산업 발전의 강력한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은산분리를 통해 발생 가능한 불법적 금융자원 활용을 원천 차단하고, 은산분리가 IT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촉진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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