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혜화역에서 열린 제5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불법촬영 등 여성 대상 범죄 사법부 편파판결도 지적

성대결 조장 논란에 반박 “여성 권리 위한 목소리 내는 것 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편파판결을 규탄한다! 성차별 사법불평등 중단하라! 불법촬영 규제방안 실행하라! 가해자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편파판결 상습판사 각성하라!”

6일 불법촬영 수사 등에서 여성이 사법 불평등을 겪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다섯번째 여성시위가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지난 8월 광화문 광장에서 4차 시위를 진행한 데 이어 두 달만이다. 5차 시위는 다시 혜화역으로 장소를 옮겼다. 

‘빨간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여성들은 시위 시작 시간이 되자 혜화역으로 모여들었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시위가 정상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왔지만 오후에 날씨가 개면서 시위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태풍으로 인해 시위 인원은 이전보다 크게 줄은 모습이었지만 분노의 목소리는 더 커진 듯 했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검·경수사를 비롯해 사법부의 편파판결에 대해서 강력히 규탄했다. 불법촬영 사건 등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 태도와 법원의 판결이 남성일 때 더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단체 명칭도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 관계자는 “남성의 성폭행에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불법촬영 범죄에 벌금형을 선고하는 등 관대한 판결을 내리면서 ‘홍대 몰카 사건’의 가해 여성에게는 초범인데도 실형을 선고했다”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을 넘어서 사법부의 편파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또 “1차에서 4차시위까지 약 20만명의 여성들이 같은 뜻을 외쳤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며 “불법 촬영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 입법부와 사법부가 안일하고 편파적인 법적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여자라서 실형선고, 남자라서 집행유예’라는 피켓을 들고 다같이 구호를 연호했다. 구호에는 편파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는 판사들의 실명도 거론됐다. “경찰대학여남인원 구대일로”나 “총장청장 여성에게 내놓아라” 등 다소 무리한 주장도 등장했다. “문재인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과하라” “여성인권 없는 나라 멸망하라”등 구호도 있었다.

시위에서는 현직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여성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문자 총공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현직 의원들에게 동시에 전송했다.

아울러 주최 측은 여성 시위가 성대결을 조장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의 목소리를 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편파판결과 불법촬영 문제는 사회정의의 문제”라며 “우리는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고 목소리를 내는 것 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시위를 비난하기 이전에 가해를 저지르고 묵인해왔던 남성들 이 남성들을 수용했던 사회를 먼저 비난하라”며 “그들이 불법촬영을 그만두면 우리도 이 시위를 더 이어갈 필요가 없다. 성대결을 조장하는 것은 그들”이라고 반박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6

불편한 용기는 서울 혜화경찰서에 이번 시위 참여 인원을 1만 3000명으로 신고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3시에 시작해 구호 선창, 문자 총공, 삭발 퍼포먼스, 성명서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한편 홍대 몰카 사건을 계기로 모인 여성들로 구성된 불편한 용기는 올해 5월부터 4차례에 걸쳐 시위를 열었다. 지난 4차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7만여명이 참석하는 등 여성이라는 단일 의제로 열린 시위로써 사상 최대 인원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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