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금리 등의 영향으로 닷새째 하락한 5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 금리 등의 영향으로 닷새째 하락한 5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코스피 5거래일 연속 하락세 이어가
한은 금리인상 고민 더 깊어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미 금리 역전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금융시장에서 나오면서 외국인 자본유출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5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이 계속되면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2260대로 후퇴했다. 코스피는 주말을 앞둔 마지막 거래일에 전날보다 6.97포인트(0.31%) 내린 2267.52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8월 20일(2247.88)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0포인트(1.94%) 내린 773.70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시 지난 8월 20일(769.78) 이후 최저치다.

명절이 막 지난 직후인 지난달 28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올린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5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졌고, 금액으로는 총 1조 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은 나흘 만에 ‘사자’로 돌아서 1121억원어치를 매수했고, 개인도 2011억원을 순매수했다.

한국은행은 급격한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한미 금리 역전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국내외 전망이 계속 흘러나오면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3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중립금리로부터 한참 멀리 있다”고 금리 인상 가속화를 시사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상황이 이같이 되자 한은도 오는 1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한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불안한 경제지표도 문제지만, 정부와 여당에서 계속해서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더라도 정부 입김에 움직였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독립성 훼손 논란을 피하기가 어렵다.

앞서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금리인상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고, 이달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정부 이후 지속한 저금리에 전혀 변화가 있지 않은 것이 유동성 과잉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금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금리인상 압박을 거들었다.

일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저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금리정책 깜빡이를 ‘동결’에서 ‘인상’ 쪽으로 더 켜고 있다. 이 총재는 4일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면서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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