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드니스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 (출처: 뉴시스)
2018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드니스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 (출처: 뉴시스)

무퀘게, 성폭력 피해여성 재활 도와

무라드, 성폭력피해자… IS만행 폭로

문재인·김정은·트럼프 수상은 불발

[천지일보=이솜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63)와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집단 성폭력의 광기를 끝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무퀘게와 무라드를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전쟁과 무력분쟁의 무기로서 성폭력을 사용하는 일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무퀘게는 산부인과 의사로 내전 과정에서 잔인한 성폭행이나 신체 훼손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을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프랑스에서 의학을 전공한 무퀘게는 귀국 후엔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한 ‘판지 병원’을 설립하고 수만명을 진료해왔다.

또한 숙소를 마련하고 심리 상담, 직업 훈련,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피해 여성들의 자립을 뒷받침했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성폭행 여성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와 이라크 야지드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2014년 2월 26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의 무퀘게(왼쪽)의 모습. (출처: AP/뉴시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성폭행 여성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와 이라크 야지드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2014년 2월 26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의 무퀘게(왼쪽)의 모습. (출처: AP/뉴시스)

그는 2012년 9월 유엔 연설에서 성폭력 책임이 있는 무장세력들에게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 종식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등 분쟁 지역 성폭력 근절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이로 인해 무장괴한이 자택을 습격하는 등 지속적인 암살 위협을 받아 한때 프랑스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요청에 1년 만에 돌아와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공로로 2016년 제13회 서울평화상을 비롯해 2008년 유엔인권상, 2011년 클린턴 글로벌 시티즌 어워즈, 2014년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아울러 꾸준히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노벨위원회는 “무퀘게는 지속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집단 성폭행을 규탄했다”며 “또 전쟁의 무기와 전략으로서 여성을 성폭행하는 일을 멈추기 위해 충분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콩고 정부와 다른 나라들을 비판해왔다”고 소개했다.

무퀘게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라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 피해자 출신이다.

지난 2014년 8월 IS가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 지역을 장악하고 이곳에 살던 야지디족 수천명을 학살하고, 여성 2000명을 납치해 성노예로 삼았다. 그때 무라드도 IS가 지배하는 모술로 끌려가 성노예로 팔려 다니고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3개월 동안 고난의 시간을 보내던 무라드는 IS 대원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가까스로 탈출해 성공했다. 이후 2015년 독일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아 살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성폭행 여성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데니스 무퀘게와 이라크 야지드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당시의 무라드. (출처: AP/뉴시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성폭행 여성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데니스 무퀘게와 이라크 야지드족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당시의 무라드. (출처: AP/뉴시스)

그는 인권운동가로 변신해 2016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첫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후 IS의 만행을 고발하고 야지디족 보호 캠페인을 벌인 공로로 유럽평의회 인권상과 유럽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무라드를 수상자로 소개하면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술회하고 다른 피해자를 대표해 발언하는 흔치 않은 용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상은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의 순으로 수상자를 공표했다. 이제 오는 8일 발표되는 경제학상 1개만 남았다. 올해 문학상은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파문으로 인해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시상식은 노벨사의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와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경제학상)에서 열리게 된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메달·증서와 함께 9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억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북핵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해에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비정부기구(NGO) 연합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 후보로 거론되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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