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뱃길 서쪽 끝에 있는 나루터 정서진에는 매일 저녁 노을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노을종이 있다. 노을종은 정서진을 상징한다. (제공: 인천도시공사) ⓒ천지일보 2018.10.5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뱃길 서쪽 끝에 있는 나루터 정서진에는 매일 저녁 노을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노을종이 있다. 노을종은 정서진을 상징한다. (제공: 인천도시공사) ⓒ천지일보 2018.10.5

서울-김포-인천 잇는 아라뱃길

 

시천가람터서 13일 ‘썬셋 리버 페스타’

아라뱃길 친수공간, 연중 레포츠‧축제

[천지일보=강수경 백민섭 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이 고개를 넘는 산길을 떠올리게 한다면 ‘아라리오’의 ‘아라’는 바다를 의미하는 말로 뱃길을 떠나는 발걸음을 상상케 한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우리 강산은 사람이 지나는 길목마다 온갖 도로와 철도, 교량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진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유독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 있다.

배가 다니는 뱃길이다. 거대한 배라도 일단 지나가고 나면 자연 그대로다. 어디에도 지나간 흔적은 남지 않는다. 다만 그 배를 탄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뱃길과 함께 기억에 머물 뿐이다.

바다와 강을 잇는 한강은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반만년 동안 뿌리 내린 우리 민족을 실어날랐다. 지금은 아라뱃길을 통해 그 뱃길을 따라 수없이 발전하고 변화된 오늘의 한강을 만나볼 수 있다. 한가위를 넘기고 가을햇살이 깊어가는 지난달 말 아라뱃길을 찾았다.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는 가족 단위 휴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사실 아라뱃길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크루즈 탑승 관광객보다는 터미널 앞에 위치한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자리하고 있어 가족 단위 휴양객의 발길이 더 붐볐다. 널직한 강에는 여유롭게 요트를 즐기는 시민들도 보였다.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서 운행하는 크루즈를 타면 아라뱃길을 타고 시천가람터까지 약 60분 동안 이동해온다. 사진은 시천가람터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방향으로 넓게 펼쳐진 아라뱃길의 모습. ⓒ천지일보 2018.10.5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서 운행하는 크루즈를 타면 아라뱃길을 타고 시천가람터까지 약 60분 동안 이동해온다. 사진은 시천가람터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방향으로 넓게 펼쳐진 아라뱃길의 모습. ⓒ천지일보 2018.10.5

크루즈는 시천가람터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까지 왕복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뱃길을 따라 형성된 강변 자전거 도로에는 만연한 가을을 온몸으로 즐기는 바이크족들이 속도감을 즐기며 내달린다. 찌를 듯한 가을 햇살을 받은 강변은 짙푸른 하늘과 대비돼 눈이 시리다.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굴포천을 왕복하는 아라뱃길크루즈는 오전 11시에 운행되며, 오후 1시와 오후 3시에는 시천나루를 왕복하는 여객선이 운행된다. 점심 뷔페를 즐길 수 있는 런치뷔페크루즈는 오후 1시에 김포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한다. 저녁 6시에는 음악불꽃크루즈, 디너불꽃크루즈로 각각 금액을 달리해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저녁에 운행되는 크루즈는 부정기적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미리 문의를 한 후 방문하는 게 좋다.

아라뱃길을 오가는 선상에서는 라이브 음악 청취와 함께 점심 또는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낮 시간대 갈매기에게 간식을 던져주며 기념포토를 찍는 재미가 있다면 밤엔 불꽃놀이 관람이 가능하다.

아라뱃길은 서울시, 김포시, 인천시에 걸친 한강을 타고 형성돼 있다. 행주대교(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인근 아라 한강갑문에서부터 시작하는 물줄기는 김포시를 지나 인천시 계양구를 거쳐 인천시 서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간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 뱃길을 이용해 무엇인가를 이동시켰을까. 한강과 서해를 안전하면서도 빠른 뱃길로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출항 전 김포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현대크루즈.  ⓒ천지일보 2018.10.5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출항 전 김포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현대크루즈. ⓒ천지일보 2018.10.5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중앙정부로 운송하던 조운(漕運)항로는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염하를 거쳐 서울의 마포 경창으로 들어가는 항로였으나, 염하는 만조 때만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강화군 불은면 광성리 해안)은 뱃길이 매우 험했다고 전해진다.

안정적인 조운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를 시도했다. 그러나 원통현 400m 구간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결국 운하건설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그 이후로도 간헐적으로 시도되다가 지난 1966년 서울시 영등포구 가양동에서 인천시 서구 원창동 율도까지 총연장 21㎞, 수심 4m, 하폭 90m의 운하 건설이 추진됐다. 이 역시 경인지역의 급격한 도시화와 지역개발로 중단됐다.

그러다 1987년 굴포천유역의 대홍수로 큰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방수로를 신설해 홍수량 일부를 서해로 방류하는 내용의 굴포천 치수대책이 수립됐다. 홍수예방을 위한 대량수송로 확보와 평상시에는 운하로 사용하기 위해 1995년도부터 경인운하사업을 추진됐지만 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대와 경제성 논란 등으로 수년간 지연됐다. 이 와중에도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는 계속됐다. 경인운하사업은 잠정보류되고 임시방수로공사만 우선 진행됐다. 이후 사업 재검토 끝에 2009년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됐고, 2011년 경인아라뱃길이 탄생했다.

아라뱃길의 서쪽 끝 아라인천터미널은 서해와 낙조를 테마로한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다. 76m 높이의 아라타워 전망대는 서해바다와 아라뱃길, 청라지역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또 아라뱃길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아라리움에서는 갑문과학, 선박운항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국토종주자전거길의 시작점인 633광장도 이곳에 위치해 있어 자전거 라이더들의 베이스 캠프가 되고 있다.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뱃길을 따라 강변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가 주말을 맞아 레저를 즐기는 바이크족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5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아라뱃길을 따라 강변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가 주말을 맞아 레저를 즐기는 바이크족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5

정서진은 임금이 살던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방향으로 달리면 나오는 육지 끝의 나루터라는 의미로 광화문 도로원표를 기점으로 정서쪽에 있는 큰 나루터인 경인항 인천터미널 아라빛섬 인근으로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정서진을 상징하는 노을종이 있다. 노을종은 서해안의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낸 조약돌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매일 저녁 일몰시간에 맞춰 노을과 음악, 조명이 어우러진 노을 퍼포먼스가 연출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과 경인항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정서진 아라빛섬에 해양문화와 관광레저를 즐길 수 있는 항만친수형 테마파크인 워터파크, 아이스링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서진 및 시천가람터 등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아라뱃길 친수공간에서는 아라빛섬 카약체험(5월~9월, 정서진), 서곶문화예술제 및 드래곤 보트대회(10월 6일~7일, 시천가람터), 아라뱃길 카약축제(10월 13일, 시천가람터), 정서진 해넘이 행사(12월 31일, 정서진) 등 연중 다양한 레포츠와 축제가 열린다.

오는 13일 인천아라뱃길 시천가람터(검암역) 일원에서는 ‘썬셋 리버 페스타’가 열린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워터웨이플러스가 공동 주관하는 ‘썬셋 리버 페스타’에서는 아라뱃길 위로 펼쳐지는 인천의 노을을 배경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가을밤에 어울리는 공연들이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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