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평화로운 집회·시위의 자유
[인권칼럼] 평화로운 집회·시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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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는 집회와 시위를 통해 표출됐다. 그래서 집회와 시위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국민의 기본권이다. 헌법은 제21조 제1항에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여 집회만 언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위 역시 집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모여서 움직이며 자신의 의사를 표출한다는 것에서 집회와 동일하게 보호를 받는다.

집회란 특정 정소에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회합이다. 사람들은 집회를 통해 모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집회는 개인의 표현이 집단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집단적 표현의 자유라고도 한다. 집회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방법으로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이기 때문에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서 보장한다. 그런데 국가공동체에서는 개인의 기본적 권리를 절대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집회의 자유는 국민 누구에게나 있고 특정 개인의 집회의 자유만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회나 시위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보다는 더 많은 제한을 받는다. 그 이유는 양자가 집단적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권리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공동체의 존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야만 자신의 권리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집회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해도 결코 다른 사람의 자유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발전은 사회의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국민의 권리의식이 신장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 권위정부의 장막을 걷어내는 데 권리보호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중요하다. 그런데 인권은 주장하는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이타심이 없다면 인권은 단지 개인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집회와 같이 집단적으로 주장되는 인권의 경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한다면 이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헌법은 단지 집회의 자유만 보장한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독일 헌법은 평화적인 집회만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떤 집회가 평화적인지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기준이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른 사람의 평온한 삶을 훼손시키고 권리를 침해할 정도의 집회는 보장될 수 없다. 이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도 방법이나 수단이 정당성을 상실한다면 목적의 정당성마저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목적의 정당성을 앞세우면서 방법과 수단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와 시위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집회와 시위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중요한 표현의 자유이다. 집회와 시위에서 자신의 주장은 표출시키지만, 폭력적인 시위나 다른 사람의 평온을 깨뜨리는 소음은 규제돼야 한다. 집회와 시위가 민주주의의 중요한 표현방식이라고 한다면 평화롭게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가운데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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