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상트페테르부르크 8 – 에르미타시 박물관 (2)
[역사이야기] 상트페테르부르크 8 – 에르미타시 박물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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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요르단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통로를 따라가니 표트르 대제 방이 나온다. 진홍색 벽에는 쌍두 독수리 문장이 새겨져 있고, 옥좌 뒤에는 ‘표트르 대제와 미네르바’ 그림이 걸려 있다. 특히 1709년 7월 볼타바 승전 그림은 러시아의 위상을 보여준다. 스웨덴 군사들이 표트르 대제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는 모습이다. 

1812년 조국 전쟁 갤러리를 지나 궁정 안 러시아 정교회를 둘러보았다. 금색 장식들이 장엄하다. 다시 전쟁 갤러리로 돌아와서 방 좌우에 걸려 있는 나폴레옹 전쟁 참여 장군 332명의 초상화를 보았다. 쿠투조프 사령관 초상화도 보인다. 

러시아는 나폴레옹에게 초토화 작전으로 맞섰다. 나폴레옹은 불탄 모스크바를 보고 망연자실했다. 식량도 떨어졌고 추위도 일찍 찾아왔다. 별 수 없이 퇴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농민 파르티잔이 기습을 가했다. 결국 나폴레옹은 엘바 섬으로 유배 갔다.  

바로 옆은 게오르기 홀이다. ‘성 게오르기’는 용을 물리친 성인으로 모스크바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이 홀은 로마노프 황실의 공식 행사가 열리는 대옥좌관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경복궁 근정전 같은 곳이다. 백색 대리석과 벽의 문양들이 담백하면서도 위엄이 있다. 황금으로 도금된 인테리어, 현란한 샹들리에는 러시아 황실의 웅장함을 돋보이게 한다.   

이어서 가는 곳은 파빌리온 홀이다. 이곳은 황금 공작시계가 유명하다. 1770년 영국 런던의 제임스 콕스사가 제작한 것으로 태엽을 감으면 부엉이가 잠에서 깨고, 종이 울리면 공작새가 꼬리를 활짝 펴고 닭이 운단다. 

파빌리온 홀을 지나니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이다. 이곳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그림  ‘베노아(Benois)의 성모’와  ‘리타(Litta)의 성모’를 보았다.    

‘베노아의 성모’는 1914년에 러시아 건축가 레온티 베노아(Leonty Benois)로부터 구입한 것이라서 그리 붙여졌는데, ‘꽃을 쥐고 있는 성모’로도 알려져 있다. 다빈치가 1478년 피렌체에서 그린 초기작이다.   

성모의 무릎에 있는 아기 예수는 한 손에 노리개를 쥐고 있다. 그런데 성모와 아기 예수의 시선은 성모가 쥐고 있는 꽃잎이 네 개 달린 꽃에 맞추어져 있다. 이 자그맣고 하얀 꽃은 십자화과에 속한 것으로 십자형 모양과 쓴 맛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한다고 한다.    

다음은 ‘리타의 성모’이다. 이 그림은 1865년에 밀라노의 안토니오 리타 공작으로부터 구입한 것인데, 다빈치가 1490년경에 밀라노에서 그렸다. 이 그림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성모가 입은 속옷은 진홍색이고 겉옷은 파랑 천에 테두리는 금색으로 둘러져 있다. 곱슬머리 아기 예수는 한 손에 방울새를 쥐고 있다. 방울새는 앞으로 다가올 수난을 짐작케 한다.  

두 그림은 다빈치의 피렌체 시대와 밀라노 시대를 대조시킨다. ‘리타의 성모’가 훨씬 원숙미가 있다. 안료와 달걀노른자를 혼합한 템페라를 사용해 그려서 그런지 그림은 부드럽고 곱다. 섬세한 음영을 사용해 마치 안개에 쌓이듯 윤곽선을 서서히 용해시키는 스푸마토 기법도 돋보인다. 영혼을 그린 화가 다빈치, 그는 진정한 천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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