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화려한 복귀 알려… “정상화 원년·남북영화제 개최”(종합)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인들의 잔치’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

오전부터 강한 바람이 불고 빗방울도 떨어졌지만 영화의전당 주변에는 이른 시간부터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한 영화팬들로 북적거렸다.

6시가 되자 지난해와 다르게 레드카펫은 화려한 별들로 가득 찼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김남길과 한지민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이보희, 남주혁, 유연석, 신소율, 남규리, 김희애, 왕석현, 김해숙, 손현주, 장동건, 현빈, 조우진, 수애, 임권택 감독, 이준익 감독 등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와 함께 외국 영화인들이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했다. 이들은 손을 흔들고, 관객과 악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레드카펫을 즐겼다.

이후 일본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축하했다. 개막식 첫 공연을 맡은 사카모토 류이치는 2019년 개봉 예정인 영화 ‘안녕 티라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OST 등을 피아노 연주로 선보였다.

이어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은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의 공동창설자 겸 총책임자인 마르틴 떼루안느와 장 마르끄 떼루안느가 나와 소감을 말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를 국제 영화계에 소개해 한국영화 세계화를 위해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들 부부는 “전 세계 많은 곳을 여행 다니다가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한국인의 환대에 감동했다. 한국을 접하면서 한국영화도 접하게 됐다”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접하게 됐고, 이후부터 10월은 나에게 항상 중요한 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한국 영화인이 우리 영화제를 거쳐 갔다. 아내와 나는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과 아시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 여기 계신 모든 분을 사랑한다”고 기뻐하며 말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류이치 사카모토에게 돌아갔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시고, 영화제에 초청받아 더없이 기쁘다”며 “한반도에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려고 한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축하한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 인연, 정, 사랑이 생긴다는 것은 이번에 음악을 담당한 ‘안녕, 티라노’라는 작품의 가장 중요한 테마다. 이번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부산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계에서 폭력에 의한 지배가 없어지길 마음으로 기원한다. 감사하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팀이 나와 영화를 설명했다. 이나영의 6년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뷰티풀 데이즈’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탈북민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16년 만의 재회를 그린 영화다. 자신만의 특색 있는 연출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윤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나영은 “가족의 의미가 색다른 구성으로 표현됐다. 내가 연기해야 했던 캐릭터는 비극적인 사건에도 지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삶을 사는 강인한 여성”이라며 “그런 점이 끌렸다. 재미있게 감상해달라"고 밝혔다.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 중인 오거돈 부산시장은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오 시장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주신 영화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2018년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다.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빚어진 불신을 씻고 영화제 정상화 원년이 되고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한반도에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이 미래는 여러분의 미래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두 기뻐할 일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남북공동영화제 개최다. 영화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영화제를 열자고 이곳 평화에서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총 79개국 23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는 부산 영화의전당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에서 볼 수 있다. 13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제에는 시민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VR 영화 상영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됐다. 개막작은 이나영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뷰티풀 데이즈’이며, 폐막작은 홍콩 액션 영화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원화평 감독의 ‘엽문외전’이다.

한편 부산은 밤부터 태풍 ‘콩레이’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서 바람이 불고,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영화제 측은 태풍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자 해운대 비프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야외무대인사와 핸드 프린팅, 오픈 토크의 장소를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 및 영화의전당 내 아주담담 라운지로 옮겨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