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이 4일 부산시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주연배우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이 4일 부산시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주연배우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이나영

탈북 여성의 비극적인 삶 그린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뷰티풀 데이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윤재호 감독과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이 참석했다.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한국에 온 탈북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제목과 다르게 영화는 살아남기 위한 탈북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윤재호 감독이 4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뷰티풀 데이즈’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천지일보 2018.10.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윤재호 감독이 4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뷰티풀 데이즈’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천지일보 2018.10.4

 

윤재호 감독은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아들과 엄마가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가족의 이야기로, 가족에 대한 의미와 이별, 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며 “영화 엔딩에 제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관계가 안 좋아졌을 때 대화하기 위해선 어찌 됐든 만나야 하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 때 남과 북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 감독은 “원래 원작의 제목은 ‘엄마’였다. 영화를 시작하고 만들기 시작하면서 ‘뷰티풀 데이즈’라는 제목이 아이러니해서 좋았다”며 “어떻게 보면 희망을 표하기도 하고 ‘그런 날이 올 것인가’하는 기대감과 설렘이 든다. 엄마의 이야기는 반대로 우울하지만 영화 엔딩은 이야기가 이제 시작될 것 같이 기획했다”고 의도를 말했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주연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시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주연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시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배우 이나영은 ‘하울링’ 개봉 이후 6년 만에 ‘뷰티풀 데이즈’에서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당당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엄마’ 역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공백기 이후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선 이나영은 “항상 고민했던 것 같다. 어떤 계획이나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제가 하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싶었는데 ‘뷰티풀 데이즈’라는 좋은 영화를 만났다”고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또 이나영은 “‘엄마’는 아무래도 여러 장소와 나라를 거치면서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산다”며 “예전엔 상상만으로 연기했던 감정 중 지금은 공감하는 일부분이 생긴 것 같다. 감정 연기하기에 대본이 워낙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나영은 “감독님께서 시간대별로 겪어야 하는 감정이 누적되기 때문에 회상장면부터 촬영해줘서 감정 표현하기 수월했다”며 “단순히 엄마라는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러 상황이 쌓이면서 현재의 엄마가 됐을 때 누적된 감정과 담담함이 대본에 많이 표현됐는데 그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로 데뷔한 장동윤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14년 만에 마주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중국인 청년 ‘젠첸’으로 분한다. 장동윤은 “가족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준비하면서 중국어와 연변사투리를 익혀야 했다. 제가 먹는 걸 좋아해서 대림동 중국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그곳에서 연변사투리를 가르쳐줄 분을 알아봤다. 장사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분에게 따로 가서 사투리와 문화를 익히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오광록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천지일보 2018.10.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오광록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천지일보 2018.10.4

 

연기파 배우 오광록은 ‘젠첸 아버지’ 역을 맡아 특유의 안정감을 선사한다. 오광록은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윤 감독에게 파리에 사는 조선족 여인을 만난 뒤부터 경계선에 선 사람들을 그린 영화를 봤다. ‘약속’이 상을 받아 너무 좋았고, 제 가슴에 은빛 종소리가 물드는 느낌이었다”며 “시나리오를 보기 전 ‘마담B’ ‘히치하이커’를 봐서 놀랐는데 함께 하게 돼서 기쁘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바람’으로 데뷔해 특유의 색으로 영화계의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유준은 ‘황사장’ 역으로 돌아왔다. 이유준은 “‘황사장’은 가족 속에서 유일하게 혼란의 중심이 되는 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이 좋았다. 감독님 전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세계 여러 곳에 다양한 가족이 살고 지금 (나는)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공연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활약했던 배우 서현우는 “남한에 상경한 엄마의 애인인 ‘엄마 애인’ 역을 맡았다. 짧은 역이지만 제 안에서 성장하는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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