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김치가 아니라 금치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현실이 됐다. 김치 없이는 못 사는 한국인들에게 한 포기에 1만 원을 훌쩍 넘는 배추 가격은 너무 가혹하다. 그야말로 채소 대란이다.

옛날에야 우스갯소리로 김(金)을 금(金)으로 바꿔 김치를 금치라 부르기도 했지만 말이 씨가 된다고 했든가 금치가 된 지금 몇몇 식당에서는 기본으로 나오는 김치 외에 추가분은 돈을 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인심 좋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 민족이 이제는 그 후한 인심 한 번 제대로 썼다가는 쫄딱 망하게 생겼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장철도 다가오는데 집집마다 김장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기에도 바쁘다.

해마다 김장철이 다가오면 여러 복지단체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김치 담그기 행사도 진행해오고 있었는데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니 속 시원한 대책이 나오긴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이가 아니면 잇몸’이라는 말이 있다지만 배추 값이 비싸니 다른 것으로 대체하자는 것은 좋은 방안은 아닌 것 같다. 쌀이 남아돌아 재미고가 생기고, 심지어는 비료로 만들자는 말까지 나온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남아돌거나, 부족하거나, 가격이 바닥을 치거나, 하늘로 치솟거나 먹는 문제도 참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못 먹어서 못 살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혹자는 우리 민족이 ‘적당히’를 좋아해 크게 발전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이번 채소 대란을 비롯해 먹을거리 가격은 적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런 상황이 닥치기 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과 방책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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