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4 

한진중공업, 95.4%로 담보 비중 가장 높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오너 일가가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잡힌 계열사 주식의 가치가 11조 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 세대의 주식담보 비중이 부모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영권 승계나 증여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인 것으로 관측됐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0대 그룹 가운데 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92개 그룹의 오너 일가 679명의 주식 담보제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51개 그룹 178명이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오너 일가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셈으로, 담보 설정한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총 11조 7437억원에 달했다.

이는 10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전체 보유주식 가치(114조 4635억원)의 10.3%에 해당하는 것으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그룹별로 보면 한진중공업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5.4%로 가장 높고 두산이 93.6%로 2위였다. 이어 아이에스동서(87.9%)와 금호석유화학(84.3%)이 80%를 넘었다. DB(71.2%), 현대(69.2%), 효성(56.5%), 유진(56.1%), 한진(53.9%) 등도 50% 이상이었다.

반면 현대자동차, 대림, 영풍, 한국투자금융, 한국타이어 등 35개 그룹은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단 1주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재계 1위 삼성은 0.16%에 불과해 오너일가 주식담보 내역이 있는 그룹 중 비중이 가장 낮았는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2.45%)이 유일했다. 이 외에 KCC(1.21%), LG(5.23%), 신세계(5.36%), 현대백화점(6.32%), LS(6.69%) 등 18개 그룹도 10% 미만에 그쳤다.

개인별로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의 자녀인 서연·서희 씨가 보유주식 100%를 담보로 잡혔다.

이들을 포함해 담보 비중이 90% 이상인 오너 일가가 모두 28명이었는데,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8%)을 비롯한 두산가(家)가 14명에 달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주식담보 비중을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로 나눠 보면 자녀 세대가 12.1%로, 부모 세대(9.4%)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자녀 세대의 경우 증여받은 지분에 대해 증여세나 상속세를 내기 위해, 혹은 지배기업 지분 확보 등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잡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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