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과 십일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헌금과 십일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재판 중인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최근 횡령 혐의를 추가적으로 받게 됐다. 지난 8월 부산에서는 수억원의 교회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A교회 담임목사와 장로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그 전 달에는 서울성락교회 김기동 목사가 60억여원대 목회비 횡령혐의로 최종 기소됐다.

사회면을 주로 장식하는 목회자들과 관련된 문제에 단골 손님은 ‘돈’이다. 이 때문에 목회자들에게 ‘돈’을 제공해주는 격이 되는 교인들의 실망감도 상당하다. 자신들이 내는 헌금이 허망하게 사용되는 것을 목도한 교인들의 마음과 지갑은 동시에 닫히게 마련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헌금을 요구하는 교회 설교를 대하는 교인들의 반응에서 즉각 표출된다.

지난달 23일 유튜브에는 제자광성교회 박한수 목사가 ‘금할 것과 지킬 것’을 주제로 설교한 동영상이 올라왔고, 댓글에서 십일조 논쟁이 붙었다.

박 목사는 “헌금은 교회에 하는 게 아니며, 사람에게 하는 게 아니다”며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드리는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다. 어떻게 쓰든지 여러분이 관여할 바가 아니고, 제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자광성교회에서는 먹고 사치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네티즌 ‘Ang***’는 “하나님께서 받으셨다면 무엇 때문에 삯꾼목사들이 이 땅에 우후죽순처럼 난무하고 있으며 가증한 누룩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까”라며 “무엇 때문에 많은 교회들과 목사들이 타락하고 부패하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십일조와 헌금은 하나님의 구원과 믿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해도 무방하고 안해도 무방합니다”라고 주장했다. ‘Ang***’는 “하나님은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를 각 사람의 심령 안에 거룩하게 맺는 것이야말로 십일조와 갖가지 헌금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기쁘게 생각하십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Ang***’의 반응은 커뮤니티에서 진행되는 헌금 찬반 논란에 자주 등장하는 논리다.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든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회자의 주장과, 헌금을 안해도 무방하다는 네티즌의 주장이다.

성경에서는 뭐라고 가르치고 있을까. 

천지일보는 성경을 통해 헌금과 관련해 팩트체크를 해봤다. 매달 혹은 수입이 있을 때마다 드려야 하며 비교적 금액이 큰 십일조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성경에서 십일조와 관련해 등장하는 성경구절은 모두 25구절이다. 구약에서 22구절, 신약에서 3구절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의 역사와 율법, 예언을 기록한 구약에서 등장하는 십일조는 레위인의 몫이다. 이스라엘 12지파 중 기업을 얻지 못하고 제사를 담당한 레위인에게는 11지파에서 십일조를 걷어서 주고 생활이 가능하게 했다.

십일조의 사용처도 기록돼 있다. 신명기 26장 12절에는 ‘제 삼년 곧 십일조를 드리는 해에 네 모든 소산의 십일조 다 내기를 마친 후에 그것을(십일조를)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에게 주어서 네 성문 안에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라고 기록돼 있다. 신정일치가 배경인 사무엘상 8장 15절에는 ‘그가(왕이) 또 너희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취하여 자기 관리와 신하에게 줄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십일조를 하지 않는 데 대한 경계도 있다. 말라기 3장 8절에는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겟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적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적질하였나이까 하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헌물이라’라며 10절에서는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라고 장담한다.

사실 유대인들은 이 같은 율법을 목숨과 같이 지켰다. 하지만 오히려 예수에게 형식적인 십일조를 한다면서 질타를 받는다.

예수는 마태복음 23장 23절에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예수는 ‘그러나 이것(의‧인‧신)도 행하고 저것(십일조)도 버리지 말아야 할찌니라’라고 가르친다.

결론적으로 성경은 십일조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십일조의 사용처까지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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