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보는 연극 ‘엄마의 레시피’ ⓒ천지일보 2018.10.3
가족과 함께 보는 연극 ‘엄마의 레시피’ ⓒ천지일보 2018.10.3

할머니․엄마․딸, 3대가 그리는 삶

갈등 속에서 찾아가는 가족의 정

여성의 삶에 대해 뒤돌아보게 돼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창작공간 스튜디오 블루(대표 하형주)가 선보이는 연극 ‘엄마의 레시피’가 화제다.

서울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오는 14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연극은 섣달 그믐날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는 세시행사를 의미하는 ‘수세(守歲)’가 원작이다.

정경호씨가 해외에서 오랜 기간 출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번역해 소개했고, 연출가 임대일씨가 우리 관객에 맞춰 등장인물과 배경 등을 완전히 새롭게 수정, 번안하면서 ‘엄마의 레시피’로 재탄생했다.

치매로 기억이 끊어진 할머니와 바쁘고 고달픈 배우로서의 일상 때문에 가족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엄마, 그리고 아버지 없이 자라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래서 외롭고 슬펐던 손녀의 삶이 거울처럼 우리들의 현실을 비추어 낸다.

홀로 살고 있는 할머니는 명절을 맞아 찾아 올 딸과 손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지만 치매로 인해 딸과 손녀를 못 알아보기도 하고, 만들었던 음식을 또 만들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미국 유학 중인 딸이 뜻밖의 소식을 전하고, 모녀간의 갈등이 빚어진다. 그렇게 갈등 속에서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연극이다.

연극 ‘엄마의 레시피’는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조화가 무대를 단단하게 만든다. ⓒ천지일보 2018.10.3
연극 ‘엄마의 레시피’는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조화가 무대를 단단하게 만든다. ⓒ천지일보 2018.10.3

연극 ‘엄마의 레시피’는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조화가 무대를 단단하게 만든다. 할머니 역을 맡은 원미연씨는 올해 74세의 원로배우로 분장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극중 인물을 소화해 낸다. 중견배우 김나윤씨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혁주(최혁주)씨가 엄마 역을 맡았다.

번역과 각색을 맡은 정경호씨는 연극에서 손녀의 미국 남자 친구로 등장해 무대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KBS 1TV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어린 왕건 역 등으로 낯익은 오현철씨도 손녀의 남자 친구로 무대에 선다.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로 활동했던 아리(김선영)씨가 이진설씨와 손녀로 번갈아 등장하고, 엄지용씨는 할아버지 역으로 나선다.

‘넥스트’의 키보디스트 강석훈씨가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낸 곡들과 배우들의 노래, 잘 세팅된 세트와 조명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연극의 깊이를 더한다.

연극을 접한 관객들은 “우리들이 알면서도 모른 척하거나, 진정 깨닫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는 가족이란 이름의 저 깊은 바닥에 흐르고 있는 사랑과 헌신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궁극에는 여성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 이르게 된다”고 고백한다.
 

* ‘엄마의 레시피’ 공연일정 
기간: 2018. 9. 21 ~ 10. 14
장소: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 
날짜: 월~금 오후 8시, 토 오후 5시, 일·공휴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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