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폐지를 줍는 노인이 서울 용산구의 한 고물상 앞 그늘에 앉아있다. ⓒ천지일보 2018.7.27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폐지를 줍는 노인이 서울 용산구의 한 고물상 앞 그늘에 앉아있다. ⓒ천지일보 2018.7.27

일하는 노인 증가 추세

OECD, 제도 폐지 권고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일하는 노인의 국민연금을 깎는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 제도’를 두고 폐지론까지 대두되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 제도는 소득이 있는 고령층의 연금을 줄여 노후 소득의 형평성을 맞추고자 일하는 노인의 연금을 깎는 제도다.

예를 들어 노령연금 수급자가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직장에서 일을 계속해 일정 금액(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 월 소득)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연금액 일부를 깎는다.

원래는 수급자의 소득과 관계없이 수급개시 연령을 기준으로 10~50%의 연금 지급액을 깎았다. 하지만 지난 2015년 7월 말부터 일정 금액을 초과한 소득을 100만원 단위의 5개 구간으로 나눠 구간이 높아질수록 5%씩 감액률을 높였다. 이렇게 해서 최대 50%까지 깎인다.

이 제도로 지난 2017년에 연금이 깎인 수급자는 4만 4723명이나 됐다. 1인당 평균 13만 4170원이 깎였다. 일하는 노인들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수급자들은 일하기도 힘든 상황에 용돈 수준의 연금마저 깎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통계청에서 지난 9월에 낸 ‘2018 고령자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66.2%였던 55~59세의 고용률은 2017년 72.6%로 증가했다. 60~64세 또한 53.0%에서 60.6%로, 65~69세는 42.9에서 45.5%로, 70~74세는 26.6%에서 33.1%로 55세 이상의 고용률이 전체적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노인들이 일을 찾는 이유는 노후 생활 기반이 약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부담하는 이들의 비율은 61.8%였고, 올해 55~79세 고령자 중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4.1%로 작년보다 1.5%p 높아졌다.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로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서가 59.0%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액 감액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소득으로 인한 연금액 감액은 물가상승을 고려해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OECD는 노령연금 감액 제도와 관련해 일하는 노인들의 노동 동기를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노후 보장과 연금 재정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폐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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