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북한의 남침으로 위기에 몰린 순간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만회하고, 통일의 열망으로 38선을 돌파한 날이다. 지금 북핵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대해 어느 때보다 기대와 희망이 넘치고 있으나, 국군의 날을 맞이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짚어보아야 한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는 산소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보험료다. 당분간 북핵문제의 해결과 평화체제 정착과정에서 국가안보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를 염두에 두고 안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힘’은 불안한 정세를 진정시키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나라는 영원한 생명력이 없다는 냉혹한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 생존은 오로지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힘에 의해서만 보장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대사에서 힘없던 조선의 멸망과 일본의 식민지로서의 아픔을 경험했다. 힘이 없던 시기의 우리는 숨죽여 살아야 했다. 왜 산소가 부족해서인가? 아니다. 힘이 없는 자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없으면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법칙과 미래’라는 책에서 미래에 대한 ‘전쟁과 반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미래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억제하고 예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의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임무는 외부의 군사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국군은 국가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독립을 위협하는 제반요소를 제거하고 예방하기 위한 강한 군사역량을 확보하는 것에 기본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국군은 국민의 절대적 지지에 기초해, 국방개혁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전환해 국가발전을 지원하는 집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안보역량은 평시에 전쟁을 억제하고 영향력을 외부로 투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평시 대외정책의 수단으로서 정치·외교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국방역량은 여러 외교수단 중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이를 포괄하는 ‘와일드카드’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특히 평시 군사력은 강압외교와 평화창출의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튼튼한 국방역량의 확보는 국가보위뿐 아니라 국가이익 추구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우리는 평소에 산소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듯이, 안보의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가 튼튼하지 못하면 하시라도 전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국군의 날을 맞아 평화를 지키는 국군을 치하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조국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평화체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