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방탄소년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깜짝 놀랄 만한 큰 메시지를 연이어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전한 “당신만의 목소리를 찾고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메시지는 전 세계 팬들뿐만 아니라 UN총회에 참석한 각 국가 지도자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방탄소년단의 방탄은 총알로 의미되는 10대와 20대에게 가해지는 억압을 막아내고 결국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길을 찾는다는 뜻으로, 이들은 자신의 그룹 이름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그렇게 전 세계를 무대로 뜻있게 활동하고 있다.

필자가 유학했던 1990년대 중반은 일본의 전자와 자동차 기업들이 전 세계를 장악했지만, 문화만큼은 그러지 못한 시절이었다. 동양인은 백인들로부터 무시되는 대상이었으며, 동양인 아이돌이 전 세계를 무대로 콘서트를 펼치고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이다. 현재 많은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음식을 즐기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비핵화와 평화라는 키워드가 서막을 알리는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는 더욱 깊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화대통령 방탄소년단은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외국 대중들에게 직접 다가가 문화외교를 하고 있다. 그 안에는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한국의 국가브랜드도 포함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한류라는 단어를 뛰어넘어 한국의 정서와 콘텐츠, 한국어, 한국의 대중문화를 집결해 유통하고 공연하면서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문화적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에 대한 신뢰와 엄청난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문화의 파괴력은 정치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문화의 결속력은 하나로 만드는 힘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다른 대상자들을 분발하게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동경이 되는 현상은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용기와 희망이 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어로 된 앨범으로 빌보드 1위를 했고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생각과 행동을 공유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GDP 세계 2위, 3위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러한 대표적인 문화콘텐츠 보이그룹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만큼, 방탄소년단의 행보와 말 하나하나에 더 큰 책임감이 뒤따를 것이다. 음악적 활동과 더불어 문화적, 사회적 활동을 통해 10대, 20대들의 갈등과 고충을 치유하는 역할이 뒤따를지도 모른다. 1970년대 밥 딜런 등 포크 가수들이 반전 운동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벤 스틸러와 안젤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은 스크린 밖에서 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디카프리오는 재단을 통해 약 905억원을 기부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환경운동가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장르나 방식은 달라도 향후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의 새로운 콘텐츠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 세계 대중들에게 다양한 영향력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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