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11월 10일(현지시간) 중국계 이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 중부 도시를 방문한 가운데 주민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교황을 맞아 주목받았다. (출처: 뉴시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11월 10일(현지시간) 중국계 이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 중부 도시를 방문한 가운데 주민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교황을 맞아 주목받았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3일 열리는 세계주교회의(시노드)에 중국 주교 2명이 참석하는 데 허락했다. 중국 주교가 세계주교회의에 함께하기는 56년만의 일이다. 최근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임명권 임시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양측의 관계가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명보는 1일 이탈리아 매체 바티칸 인사이더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바티칸 인사이드는 2명의 중국 주교가 1962년 제2차 바티칸 대공회의 이후 처음으로 교황청 주최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세계주교회의는 청년 문제를 주제로 진행되며, 참석하는 중국 주교는 중국이 자체 임명한 궈진차이 청더교구 주교와 양샤오팅 시안교구 주교이다. 궈 주교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천주교주교단 비서장을 지냈으며, 양 주교는 산시인민대표대회 상임위 종교분야 부주임을 맡고 있다.

중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 정부를 인정하자 교황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1950년대 말 설립한 관영 천주교애국회를 통해 중국 내에서 직접 주교를 임명해 왔다. 주교 임명권은 교황의 절대적인 권한으로, 교황청과 중국은 이 문제를 두고 지난 수십 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이번 서명으로 양국 관계의 정상화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기회가 된다면 중국에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 왔으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인사이더는 2명의 중국 주교가 세계주교회의 참석하는 것과 관련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주교 임명 문제에 합의한 뒤 이뤄낸 첫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교회의 정상화를 위한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 가톨릭은 교황청 인정하는 지하교회 신자 1000만여명과 중국 관영 천주교애국회 신도 730만여명으로 나눠져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홍콩 교구장을 지낸 천르쥔(陳日君) 추기경은 지난달 말 대만 빈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의 대만 단교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교황청이 협의서에 서명한 것과 관련 “교황청이 미래에 대만과의 정식관계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친구를 배신하는 것과 같아서 대만이 이를 이해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종교 탄압이 점점 심해지는 이 마당에 어떻게 지금 중국과 이상적인 협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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