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한 노인이 신문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5.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한 노인이 신문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5.7

인권위, 노인인권종합보고서 발표

학대·방임 경험 10%, 차별 경험 21%

80%이상 존엄사 ‘찬성’ 연명치료 ‘반대’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 노인 4명 중 1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가 염려된다는 노인은 20%를 넘었다. 아울러 노인들은 존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인권위는 지난해 5∼11월 전국 청장년층(18세 이상 65세 미만) 500명과 노인층(6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노인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담은 ‘노인인권종합보고서’를 1일 공개했다. 노인 인권에 관한 인권위 차원의 종합보고서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응답자의 26%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특히 저학력자(30.5%)와 배우자가 없는 경우(32.0%), 1인 가구(33.7%)일 경우 죽음을 생각해봤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고독사를 우려하고 있다’고 답한 노인의 비율은 전체의 23.6%에 달했다. 70대 전반(26.9%)과 80대 이상(26.8%)에서 그 비율이 더 높았다.

학대나 방임을 경험했다는 노인은 전체 10%로 집계됐다. 나이로 인한 차별을 겪었다는 노인은 21%였다.

노인.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노인.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는 노인 10명 중 8명이 “존엄사에 찬성하며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호스피스 서비스 활성화에 대해서도 87.8%가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노인 응답자 중 4명 중 1명은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71.1%는 ‘한국사회가 노인 빈곤을 예방하거나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24.1%는 ‘생계유지가 어려웠지만 국가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만큼 공적연금을 받지 못하다’고 답한 비율도 30.7%였다.

노인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35.1%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60대 후반이 다른 연령대보다,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편견’을 노인인권 침해의 이유로 봤다.

인권위는 “노인과 청·장년층 간 동의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노인인권에 대한 관심과 인식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는 인식은 같다”며 “노인인권 보호 및 증진 방안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인정하고 있었는데 우선순위 측면에서 노인은 노인복지의 전반적 확대를, 청장년층은 노인상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51.5%가 청·장년층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청·장년과의 갈등이 심하다고 느낀 비율도 44.3%에 달했다.

청·장년도 마찬가지였다. 87.6%가 노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80.4%는 노인과 청·장년 간 갈등이 심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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