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제3회 권리문화제 ‘Right Light Festival’ 기획단이 1일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학생처의 학생자취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제3회 권리문화제 ‘Right Light Festival’ 기획단이 1일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학생처의 학생자취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

학생처 “정치적 중립 지켜야”

기획단 “권리 위한 다양한 입장 당연”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제3회 권리문화제 준비 과정에서 “학생자치가 탄압을 받고 있다”며 학생처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화여대 제3회 ‘Right Light Festival(라라페)’ 기획단은 행사 시작일인 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권리문화제 탄압 학생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년간 열린 이화여대 권리문화제 라라페의 취지는 다양한 권리 의제에 대해 고민하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단은 이번 행사에 여러 외부단체를 섭외해 부스를 운영하려 했으나 학생처가 이를 규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학생처에 외부부스 섭외 진행 사실과 일반적인 조건도 합의했다. 기획단은 이에 맞춰 약 한 달의 섭외과정을 통해 ‘동물해방물결’ ‘비온뒤무지개재단’ 등 5개 외부단체 부스를 섭외했다.

하지만 학생처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므로 외부단체에서 만든 정치성을 띄는 유인물은 배포할 수 없다”며 “유인물의 내용을 모두 확인 받지 않으면 부스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기획단은 “라라페의 책자·부스·프로그램이 각각의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 모든 입장이 토론·경합을 통해 더 나은 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소수자에 대한 폭압이 판치는 2018년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중립으로 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지켜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제3회 권리문화제 ‘Right Light Festival’ 기획단이 1일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권리문화제 탄압 학생처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학생이 ‘학생처의 학생자취 탄압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제3회 권리문화제 ‘Right Light Festival’ 기획단이 1일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권리문화제 탄압 학생처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학생이 ‘학생처의 학생자취 탄압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

또 학생처는 판매를 진행하는 부스를 운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은 라라페 수익금의 사용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학생처와 미리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획단은 판매 부스의 경우 기부나 운영기금 마련 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학생처는 기획단에게 대동제를 제외한 학교 행사에서 판매행위를 금지한다고 행사 3일 전에 통보했다.

기획단은 “주말이 끼어있어 학생처는 사실상 행사 하루 전 일방적으로 부스를 취소한 것과 다름없다”며 “총동창회가 외부인을 동행해 지역 특산물, 화장품, 침구류 판매한 바자회나 그린영화제 때 학내에서 버젓이 음식을 판 푸드트럭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김정한경 이화여대 제50회 부총학생회장은 “학생처는 외부와 내부를 규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며 “총학생회가 학생처에 지원을 요청할 때는 학생 자치행사라며 거절하고, 학생처가 총학생회에 간섭할 때는 내부로 규정해 권력을 행사한다”고 비판했다.

김단비 중앙기획단장은 “학생처가 의미하는 학생자치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행사 준비 과정에서 학생처는 취지는 좋으나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라페의 취지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학생처가 사전 검열을 하거나 정치적 중립이라는 불합리한 이유로 해당 운영 기획을 막는 등 자치에 간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3회 라라페는 4일까지 열리며, 기획단은 이날 개막식 대신 기자회견을 하고 학생처에 항의방문해 규탄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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