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한ㆍ일 개국신화 국제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일본의 개국신화는 한국 단군신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일본 학자들도 연구를 통해 오래전부터 이런 사실을 알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고대 사학계의 태두로 평가받는 우에다 마사아키 아시아사학회 회장은 오는 10월 4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등의 주최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단군 개국신화는 일본 개국신화의 모태'란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다.

마사아키 회장은 30일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천손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한국과 일본의 신화에는 유사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 신화에서 나라를 세운 시조가 강림하여 '이하라' 중원 땅의 신들을 평정하는 점과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내려오자 마을 수장들의 합의로 앞다퉈 축하했다는 부분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일본 신화에서는 천손 니니기가 붉은 보자기에 덮여서 하늘에서 내려오고 가야 김수로 강림 신화에서는 알이 들어 있는 금상자가 붉은 보자기에 덮여 내려왔다는 점도 유사점으로 꼽았다.

일본의 대표적 민족학자였던 도쿄도립대학 오카 마사오 교수(1898∼1982)도 이미 1949년 "단군신화에 환인이 아들 환웅에게 '3종의 보기(寶器)'를 주어 신단수 아래로 내려가 조선이란 나라를 세우게 했는데 이런 신화를 본뜬 것이 일본 신화의 '3종의 신기(神器)'였다"고 발표했다.

일본 신화에서 천손강림 산봉우리인 '구시후루'는 분명히 고대 조선어와 관련이 있으며 '소호리' 산봉우리도 조선말의 '서울' '소후루' '소부루'라는 왕도의 명칭에서 유래했다고 마사아키 회장은 설명한다.

그는 "일본어의 성립을 모두 조선어로 해석하려는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지만 천손강림 신화가 조선 신화와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홍윤기 한일천손문화연구소 소장은 '일본 천황가의 단군신화 수용 과정 고찰'이란 주제발표문에서 "일본의 국수적 황국 신도가들이 일본 역사를 한반도 개국보다 앞당기려고 600년이나 올려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천하 최고의 성스런 신궁(神宮)'이라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세웠을 때 원래 이곳에 모신 신은 단군을 신봉하던 조선신들이었는데 일본 국수주의 학자들이 이세신궁의 단군신앙을 말살하면서 천조대신(天照大神)을 주신이라고 꾸며냈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