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된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스님이 당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된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스님이 당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 최대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원행스님(65)이 당선됐다. 애초 4명의 후보가 등록돼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돌연 3명의 후보가 선거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원행스님 단독 후보 체제로 진행됐다. 이날도 개혁 측 불자들은 선거 시작전후로 총무원장 선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실시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원행스님은 선거인단 318명 가운데 315명이 참석해 과반을 훌쩍 넘긴 235표를 얻어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불명예 퇴진으로 약 1년 만에 다시 치러졌다.

원행스님은 당선 소감에서 탈종교화 현상으로 출가자 및 불자수 감소, 조계종단 안팎으로 존재하는 많은 견해 대립과 갈등, 추락한 불교의 사회적 위상 등 현실을 진단하고 종단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원행스님은 승가 복지와 종단화합, 그리고 사회적 책임 등 세 가지 방안을 강조했다.

원행스님은 먼저 승가복지를 위해 스님들에게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승가 소속감을 높이겠다고 단언했다. 또 교구중심제를 위한 첫 사업으로 교구별 복지관 건립 지원을 약속했다. 또 종단화합을 위한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국비구니회의를 종법기구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적책임을 위해서는 남북불자교류협력 사업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신임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선거 출마 직전까지 중앙종회의장으로 봉직했다. 스님은 1973년 금산사 최고 어른 월주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금산사·안국사 주지,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제11∼13‧16대 종회의원,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집 원장으로 있다.

원행스님은 내달 2일 열리는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장 세민스님)에서 총무원장 인준을 받으면 임기 4년의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조계종 종헌에 따르면 ‘총무원장은 총무원장 선거인단이 선출하며 원로회의의 인준(認准)을 거쳐 취임한다(52조)’고 규정돼 있다.

한편 이날도 조계사 앞에서는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설정 전 총무원장의 퇴진을 촉구했던 개혁 측 불자들의 반대 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은 총무원장 선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앞서 지난 26일 총무원장 선거 후보로 나섰던 혜총·정우·일면스님은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들의 적폐를 목격했다며 동반 사퇴했다. 스님들은 기호 2번 원행스님을 지지하도록 특정 세력이 ‘지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우스님은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후보에게도 개입하지 않고 중립을 지킨다고 많은 지도자 스님이 한결같이 말했다”면서 “적폐 세력을 (기자회견 자리가 아니라면 공개할 수 있을 만큼) 확연하게 목격했다”고 말했다.

원행스님이 단독 후보로 총무원장에 당선됐지만 내부적인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선 갈 길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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