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진남로463번길 일원) 철거현장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슬레이트가 무단방치된 채 또다시 발견되며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진남로463번길 일원) 철거현장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슬레이트가 무단방치된 채 또다시 발견되며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넘겨… ‘비난’

인근주민 “구청공무원 찾아보기 힘들어…”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진남로463번길 일원) 철거현장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슬레이트가 무단방치된 채 또다시 발견되며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는 지난 20일과 21일, 전포1-1구역 슬레이트지붕 잔재 고발과 부산진구청 공무원의 ‘무사안일’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부산진구청 환경녹지과 석면 담당 주무관과 청소과 폐기물 담당 주무관은 두 차례 석면철거현장을 방문했지만 곳곳에 널브러진 석면 잔재들은 발견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환경녹지과 K주무관은 하루 사이 말까지 바꾸며 ‘업자를 두둔하는 식’의 발언까지 일삼기도 했다.

지난 23일 전포1-1구역 곳곳에 슬레이트지붕 잔재가 대량으로 방치된 것이 또 발견됐다. 무더기로 쌓여있는 곳은 도로에서 불과 20~30미터 떨어진 거리여서 한 번만 눈여겨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였지만 ‘석면 무단방치’와 관련 조사차 나간 공무원은 주위를 살필 여유도 없이 지나쳤으며 인근 주민이 이를 발견했다.

인근에서 50여년을 넘게 살아온 D씨는 예전 슬레이트집이 있던 곳곳을 잘 아는 터라 석면 잔재가 나왔다는 기사를 읽은 후 이상히 여겨 발걸음한 결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전 슬레이트 지붕집 근처 곳곳에 슬레이트 잔재가 일반폐기물과 뒤섞여 방치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D씨는 “양심도 염치도 없는 사람들이 아니고선 어떻게 발암 유해물질을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나?”라며 “철거 전 주변 곳곳에는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 건물이 제법 많았는데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인데도 구청공무원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넋두리를 쏟아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급 발암 물질이다. 아주 소량의 석면을 흡입해도 폐증·폐암·악성중피종 등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장 50년의 잠복기를 거쳐 각종 중피암 및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석면 관련 현장 작업에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유해물질이다.

이같이 심각한 환경오염과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석면슬레이트 지붕이 규정에 맞게 철거되지 않고 마구잡이로 뜯겨 잔재들이 일반폐기물과 뒤섞여 철거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이 대량으로 발견된 것이다. 한눈에 쳐다봐도 마구잡이식 철거 흔적이 역역했다.

전포동 전포1-1구역 철거현장 일대의 슬레이트 지붕들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나 노후화된 것으로 손으로 스치기만 해도 유해물질이 날릴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다.

철거되기 전 슬레이트 지붕 모습. (출처: 다음지도 캡처) ⓒ천지일보 2018.9.28
철거되기 전 슬레이트 지붕 모습. (출처: 다음지도 캡처) ⓒ천지일보 2018.9.28

석면 관리법에는 슬레이트지붕을 철거 시 비산을 막기 위해 비계를 설치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석면 조각이 흩어지지 않도록 보양을 하도록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습식작업을 통해 석면가루가 비산되지 않도록 습윤화(고착화)작업 후 철거를 해야 한다. 해체된 슬레이트는 2중 비닐 등 포장지로 밀봉 후 지정폐기물 운반 차량에 실어 지정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동해 버리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관리·감독을 맡은 감리인·구청폐기물과 담당자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이 일대 석면철거를 맡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인앤인하이텍 석면철거업체 관계자는 “석면철거 현장에 감리인이 석면 철거 내내 상주(常住)하고 있었다”라고 지난 20일 말했다.

하지만 이 업체가 3차례에 걸쳐 석면을 해체하고 있었음에도 발주자가 선임한 감리인은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의 유해성을 망각한 채 방관자가 돼 버렸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대목이다.

문제는 감리인뿐 아니라 관할구청인 부산진구청의 나태한 태도에 인근 주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철거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 B씨는 부산진구청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 소관이 아니니 노동부로 전화해 알아보라”는 등 민원 따돌리기식 ‘직무유기’한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이 같은 공무원 답변에 여러 방면으로 관련 부서를 찾아 전화를 돌렸지만 찾아오는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1일 부산진구청 폐기물 담당자인 K주무관은 석면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는 “노동부 소관”이라며 떠넘기기와 말 바꾸기에 급급한 실정이었다.

이 같은 행태를 두고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오는 행동으로밖에 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는 지적하고 있다.

“노동부 소관이라서”라고 답한 부산진구청의 답변에 대해 부산지방청노동청 석면철거 A감독관은 “노동청은 업무 구분상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석면 해체 작업 시 안전 미비에 관해 시정조치를 하는 곳”이라며 “석면 관리법상 폐기물 관리는 관할 구청이 작업 전·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을 해야 된다”고 업무분담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면철거 후 다른 일반폐기물과 섞인 상태로 묻혀 있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라며 “이러한 사항은 구청 폐기물 담당자가 관리·감독에 직접 나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진남로463번길 일원) 철거현장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슬레이트가 무단방치된 채 또다시 발견되며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전포1-1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진남로463번길 일원) 철거현장 곳곳에 1급 발암물질 석면슬레이트가 무단방치된 채 또다시 발견되며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8

부산진구청은 지난 30년간 1인 독점체제로 이어오며 ‘적폐의 온상’이란 낙인과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진구청장 자리에 오른 서은숙 구청장은 민생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언하며 적폐를 끊어내고 새로운 부산진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적폐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지방 단체장의 강력한 지도력과 제제가 필요함에도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는 탁상공론의 안일함을 과감히 끊어내지 못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가중되고 있는 것 또한 작금의 현실이다.

최근 부산진구 철구현장 곳곳에서 슬레이트 잔재가 발견되며 부산진구청의 안일한 행정에 문제점이 불거졌지만 시정이나 개선보다 묻어버리고 은폐하기 급급한 부끄러운 행정의 민낯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부산진구청의 ‘소통행정’은 민선 7기에 접어들면서 신임 구청장이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은숙 구청장이 부산진구청 퇴보 행정의 딜레마를 이겨내고 부산진구의 그라운드에서 구원투수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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