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거침없는 대외행보
현안 파악 끝났다는 관측도
연말 인사 영향력 행사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총수 4세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광폭 행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말 주주총회에서 LG그룹 지주사 ㈜LG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LG의 4세 경영 총수로 등극한 구 회장은 그동안 경영현안 파악에 주력해왔다.
당시 취임식도 생략하며 공식 일정 없이 지주회사 및 계열사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했다. 당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갑작스럽게 경영권을 물려 받아 최소한 연말까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9월 들어서는 이전 행보와는 전혀 다른 비교적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구 회장은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과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는 등 LG그룹 총수로서 첫 공식 일정을 무난히 치렀다는 평가다. 또 구 회장의 이번 방북 행보가 대내외에 그룹 총수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도 큰 성과다.
취임 후 구 회장의 첫 번째 대외 행보는 취임 76일 만인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 파크’ 방문이었다. 그는 이날 전장 부품과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미래먹거리 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가 LG의 융복합 R&D 클러스터인 만큼 전장부품, 로봇사업 등 LG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관심을 갖고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구 회장은 지난 17일 LG그룹 소속이었던 LS그룹을 찾았다. LS그룹을 방문해서는 집안 어른인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등을 만났다.
구 회장의 LS 방문은 사전에 약속된 개인적인 만남이었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구 회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대외 활동에 대외 활동에 나서면서 ‘뉴 LG’의 경영 구상이 어느 정도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11월 말게 예정된 연말 인사가 ‘구광모 회장 체제’ 하에서 어떻게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구 회장은 이미 취임한 뒤 한 달도 채 안 돼서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꿨다. 구 회장이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권 부회장을 자신의 오른팔로 택한 것이다. 각 계열사 CEO나 사업본부장 이상 경영진 인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LG 인사팀장도 취임과 동시에 교체했다.
구 회장이 최근 연이은 대외 행보를 통해 LG그룹 회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정기 인사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 실적이 괜찮을 성적을 낸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