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UN과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17.11.27 ⓒ천지일보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UN과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17.11.27 ⓒ천지일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의료제도에 대해 “의료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정치적,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보편적 의료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등을 포함한 이슈를 다루는 원로 그룹인 ‘엘더스(The Elders)’ 활동에 대해 이 신문과 뉴욕에서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이 보편적 의료 보장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30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왜 보험 적용을 못 받는지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약회사와 병원, 의사 등의 강력한 이익 추구 때문에 미국 정부가 보편적 의료 제도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은 “완전히 불공평한 일”이라면서 “나 같은 사람은 몰라도 가난한 사람은 감당 못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정치적 이익집단이 너무나 강력해 대통령이나 의회나 별다른 일을 할 수 없으며, 이런 특수 이익집단에 쉽게 휘둘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같은 주가 보편적 의료 보장을 도입하면 다른 주들이 뒤를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미국의 의료제도는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정도를 차지하며, 1인당 1만 348달러(약 1155만원)가 쓰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코먼웰스펀드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400만명이 추가로 의료보험을 잃었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돈을 건강에 지출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료 보장 제도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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