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석특수 대형마트 북적… “채소·과일 가격 올라 한숨만” 백화점 귀성 여파로 한산

[천지일보=김현진, 정다준 기자] 추석을 앞둔 22일 대형마트에서는 추석특수로 인해 북적였다. 특히 과일과 채소 코너는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물가가 올라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은 걱정이 가득했고, 장바구니에 쉽게 물건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와 용산구에 위치한 이마트는 두 곳 모두 과일과 채소 코너가 인기였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 대부분 한 번에 집지 못하고 몇 번을 망설이다 카트에 넣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전월 대비 채소(30%), 과실(9.0%) 등 농산물 가격이 14.4% 상승했다. 이에 따라 명절을 앞둔 시민들도 물가가 올라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제사상에 올릴 과일을 고르기 위해 한참 동안 사과를 살펴보던 박진주(40대, 여, 서울 용산구 중림동)씨는 “물가가 정말 많이 오른 것 같다. 특히 먹는 게 많이 올랐다는 게 피부에 와닿는다”면서 “그중 과일은 폭염 때문에 크기가 작아졌는데도 가격은 올라 선뜻 고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딱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담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쇼핑카트에 태우고 쇼핑 중인 신호연(30대, 남, 서울 용산구)씨는 “실제로 나와서 이렇게 장을 보니까 평소에 먹던 음식들이 비쌌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며 “TV에서 물가가 올랐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순자(64, 여)씨는 “배 7~8개가 3만원이나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것 같다. 물가가 이렇게 비싸니 주머니를 안 열게 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이어 “생필품 등은 크게 오른 걸 잘못 느끼겠지만 먹거리는 크게 느껴진다. 명절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나서서 시민들이 가격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진열된 과일 이것저것을 비교해 보던 이상진(28, 남)씨는 “한 달 전보다 대추방울토마토가 2000원 이상 오른 거 같다”며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대형마트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시민들의 한숨만 가득한 반면 백화점에서는 평소와 가격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을지로 소재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백화점에서 마련한 할인 등의 이벤트로 명절을 앞두고 쇼핑하는 시민들의 모습에 여유가 넘쳤다. 다만 전날과 이날 집중 귀성길에 오른 여파 때문인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매장 직원은 “어제와 오늘 지방 고향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많은 데다 명절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으로 나간 영향 때문일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추석 당일부터는 귀경하는 이들로 인해 손님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에는 내국인보단 중화권 외국인들의 모습이 더 눈에 띄게 많았다. 의류나 가방, 신발 등의 코너는 대체로 한산한 반면 귀금속과 화장품 코너에 사람들이 비교적 많이 몰렸다. 최근 중국인의 한국화장품 인기를 반영하듯 화장품 코너에 중화권 외국인들로 다소 북적였다.

화장품 코너 직원은 “일반 시민들도 많은 편이지만, 중화권 외국인들이 많다. 이들은 국내 화장품이 좋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겠지만, 일단 샘플을 신중하게 사용해 본 후 아주 만족해하며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쇼핑을 나온 40대 남성은 “우리 가족이 필요한 제품도 사고, 고향에 계신 부모께 선물할 제품도 사기 위해 왔다”면서 “특별히 선물 살 일이 있으면 백화점을 오곤 하는데 미디어를 통해 물가가 상승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나온 20대 여성 역시 “가격은 대체로 평소와 비슷한 것 같다”며 “우리 같은 젊은이들은 시장이나 마트 등을 갈 일이 많지 않다보니 물가 상승 그런 것은 잘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