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2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2

본격적인 추석 연휴 첫날

기차표 못 구한 발길 계속

‘친척·고향친구’ 만남 기대

역귀성 행렬도 제법 있어

[천지일보=홍수영·이예진 기자, 김수희 인턴기자]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본격적인 귀성행렬이 시작됐다.

연휴가 시작되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연휴 첫날을 이용해 떠나려는 귀성객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터미널 대합실엔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꽉 들어찼다. 캐리어를 들고 뛰어가는 사람의 모습도, 친구들과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탑승장엔 많은 버스들이 자리해 있었고 각 차량마다 떠나는 사람들의 짐들로 가득 채워졌다. 버스에 오르기 위해 탑승을 기다리는 줄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해 버스표라도 구하려는 인파들은 계속해서 밀려왔다.

3년차 부부인 김한솔(30, 여)씨와 방혁준(33, 남)씨는 “친척 결혼식 겸 어른들 뵈러 부산에 가는 중”이라며 “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해 버스 타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힐까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래도 이번에 결혼식으로 차례 음식은 안 만들어도 돼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맞은 귀성객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2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맞은 귀성객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2

나이가 들어 이젠 버스를 타고 다니기가 힘들다는 사람도 있었다. 손녀랑 같이 선산이 있는 천안으로 가려는 김순정(가명, 70대, 여)씨는 “명절마다 이렇게 다녔는데 이제는 힘들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며느리들이 각자 집에서 음식을 해서 들고 오는데 그것도 힘든 일”이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김씨의 손녀(20대)는 “그래도 명절이니까 어른들과 친척들을 만나는 것 같다”며 “올해 직장을 서울로 잡아 이번에 처음 할머니랑 같이 내려가게 됐는데 할머니가 조금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한(21, 남)씨는 정진우·김안용씨 두 친구와 함께 고향인 경주에 내려간다.

이씨는 “같이 서울로 대학을 와서 명절마다 함께 내려갔다가 올라온다”며 “긴 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해서 혼자 가면 지루할 텐데 친구랑 가니까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고 즐거워했다.

결혼 전에 인사를 드리러 예비신부 집에 가는 연인도 있었다. 최민석(28, 남)씨와 한은영(25, 여)씨는 “서울에 있는 예비신랑 집은 얼마 전에 다녀왔고, 이번에 예비신부 집에 가서 인사드리고 추석 후엔 상견례를 할 예정”이라며 “이번엔 명절이기도 하고 상견례를 앞두고 찾아뵙는 거라 많이 떨린다”고 속마음을 나타냈다.

서울에 있는 직장 때문에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가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차한나(23, 여, 서울 강동구)씨도 그중 한 명이다. 차씨는 “본가인 진주로 가는 길”이라며 “서울에서 혼자 살다가 2년 만에 집에 내려가는 거라 부모님께 잔소리 들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본가에 내려가서 친척들도 보고, 고향 친구들도 만날 생각에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학생 아이들을 상대로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장진범(26, 남, 서울 목동)씨도 “서울에서 자취하다가 귀성길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명절 때만 가족들을 보게 되니 더 반가운 것 같다”고 들뜬 마음을 표했다.

그는 “평소 4시간 거리지만 명절이라 더 걸릴 것 같고 지루한 시간이 될 테지만, 가족들 만날 생각에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 역귀성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연휴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부고속도로 방향 서울톨게이트에서 귀성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차량들. ⓒ천지일보 2018.9.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연휴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부고속도로 방향 서울톨게이트에서 귀성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차량들. ⓒ천지일보 2018.9.22

여수에서 올라온 김순정(50대, 여)씨는 “아들이 지난 6월에 서울에서 직장을 잡았는데 자취방을 아직 못 가봤다”며 “그래서 이번 추석 때 올라와 잘 지내고 있는지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얼굴을 못 보니까 연락을 해도 걱정이 됐는데 이제 얼굴을 보면 조금 더 안심이 될 것 같다”고 자녀를 만나는 기대를 나타냈다.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역귀성을 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50대 부부인 배민진(가명, 여)·우성우(가명, 남)씨는 “딸이랑 아들이 부산에서 자취하고 있어 내려간다. 자취한다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을 것 같아 반찬도 갖다 줄 겸 얼굴 보러 가는 중”이라며 “딸이 취업을 준비하는데 서울에 오면 부담될 것 같기도 해 우리 부부가 내려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남편은 어제 야근도 했는데 애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 내려가는 차 안에서 자면 된다고 하는 사람”이라며 “1년 만에 보는 얼굴이라 얼른 보고 싶어 지금 출발하기로 했다”며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선물세트를 양 손에 가득 든 석준구(50대, 남)씨는 “아내와 함께 마산 딸집에 가는 중”이라며 “딸이 시댁과 함께 살고 있어 시댁에 줄 선물을 갖고 간다. 손주가 이제 막 돌이 지났는데 딸네가 아이 데리고 서울까지 올라오기는 힘들 것 같아 우리 부부가 내려간다”고 밝혔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이날 시작되는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 총 이동 인원은 지난해보다 2.7% 줄어든 3664만명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611만명이 이동하고 추석 당일인 24일에는 최대 76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터미널 측은 이날 서울에서 7만 7000명이, 전국적으로는 15만명이 고속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전 10시 기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 예매율은 94%, 광주 77%, 대전은 79%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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