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에 마련된 ‘명절맞이 공동차례상’에서 한 쪽방촌 주민이 차례를 지내고 있다.ⓒ천지일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에 마련된 ‘명절맞이 공동차례상’에서 한 쪽방촌 주민이 차례를 지내고 있다.ⓒ천지일보 

설·추석 “수확 계절 됐다” 조상에게 고하는 의식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차례와 제사 음식 차림은 간소하며, 세월이 흐르며 변질돼 번거로워진 것이라고 22일 한국국학진흥원이 밝혔다.

이날 한국국학진흥원이 밝힌 종가 제례음식 자료집성에 따르면 중국 송나라 주자가 쓴 제례규범서인 ‘주자가례’에는 간장 종지까지 포함해 제물 19종이 그려져 있다.

과일도 과(果)로만 했을 뿐 조율이시(棗栗梨枾)인 대추, 밤, 배, 감과 같은 과일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생선 또한 조기, 방어 등이 아닌 어(魚)로만 되어 있다.

따라서 홍동백서(紅東白西, 제사상을 차릴 때 신위를 기준으로 붉은 과일 동쪽에 흰 과일 서쪽에 놓는 일), 조율이시 등 진설법은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차례와 제사는 다르다.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茶禮)라고 한다.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다.

주자가례에는 “정초, 동지, 초하루, 보름에는 하루 전에 청소와 재계를 한다. 이튿날이 새면 사당 문을 열고 신주를 모신 감실(龕室)에 발을 걷어 올린다. 신주마다 햇과일이 담긴 쟁반을 탁자 위에 차려둔다. 그리고 찻잔과 받침, 술잔과 받침을 둔다”고 써 있다.

이처럼 설날과 추석은 ‘해가 바뀌고 수확 계절이 됐다’는 사실을 조상에게 고(告)하는 의식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차례와 제사를 구분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다가 제사상도 기본 30가지가 넘는 제물이 차려지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차례와 제사 구분을 하지 않는 보통이다. 따라서 차례에 간단한 음식을 장만하는 원래 예법을 지키면 조상제사에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