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인천공항 여행객 인산인해

커플·부부·3대가족 등 다양

일평균 19여만명 출국 예측

역대 명절 기록 경신 전망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앞으로는 매년 명절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라도 꼭 여행을 갈 생각입니다.”

본격적인 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만난 배진영(가명, 27, 여, 영등포구)씨는 같이 여행을 떠날 친구와 비행기를 기다리며 이같이 말했다.

추석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친척들이 귀향해 한 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은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찾은 여행객들로 붐볐다. 국내 도착장은 비교적 한산해 대비를 이뤘다. 커플·부부부터 3대가 넘는 대가족까지 여행객의 형태도 다양했다.

배씨는 “대학생 때까지는 명절에 가족들과 자주 모였다”며 “하지만 취직 이후 돈을 벌게 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친구와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 추석을 이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명절에 여행을 가는 것이 두 번째인 배씨는 “가족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아직 가본 적은 없다”며 “가족여행이라면 부모님과만 가고 싶다. 친척까지 다 모시고 가려면 숙소 예약부터 동선까지 전부 짜야할 거 같아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 여행객도 있었다. 김세기(59, 서울 신촌)씨는 “3대가 다 같이 뉴욕에 가게 됐다”며 “평소에는 가기 힘들기 때문에 추석에 맞춰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식 이후 남은 명절 기간에는 같이 관광할 예정”이라고 들뜬 마음을 표했다.

해외여행객이 몰린 탓인지 김씨는 아직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김씨는 “전에 봤을 때는 비행기 자리가 많아서 예매를 따로 안했는데, 오늘은 자리가 없어서 대기 중”이라며 “40분쯤 기다리면 좌석이 나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올 초 결혼식을 올렸으나 이제야 태국 방콕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도 있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포령(30, 남)·윤지은(30, 여)씨 부부는 “둘의 휴무를 맞추기가 힘들어 추석 때 여행 계획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원래는 명절 전날 가서 차례 준비도 하고 했지만 요즘에는 간소하게 하는 편”이라며 “이제는 친척과의 왕래도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어머니께서 설날과 추석 두 명절 중 한 번은 여행을 가도 좋다고 하셨다”며 “하지만 결혼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으니 다음 명절부터는 시댁에 인사라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천지일보=김수희 인턴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해외여행을 가는 장해화(39, 여, 수원)씨는 “형님네랑 번갈아 가며 어른들을 모신다. 둘째라서 그런지 눈치는 크게 주시지 않는다”며 “어른들을 다 모시고 가기에는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우리 부부와 아들·딸만 데리고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추석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내기로 한 김민정(가명, 23, 여, 경기도 수원)씨는 “이번 명절에 처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며 “친척들이 눈치를 주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밝혔다.

전주에서 온 김영진(가명, 26, 남)씨와 주연희(가명, 27, 여)씨는 둘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주씨는 “할머니와 함께 살다보니 명절에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친척들도 근처에 살아서 자주 보다보니 굳이 명절을 챙기지 않아도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친구들도 추석에 여행가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돈이 없어서 못 가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인 이달 21~26일 총 118만 3237명의 여행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항공사가 예측한 이번 추석 연휴 일평균 여객은 19만 7206명으로, 지난해 추석연휴(9월 29일~10월 9일) 18만 7623명과 비교해 5.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명절 일평균 최다여객 기록인 올해 설 연휴(19만 377명)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출발 여행객이 가장 많은 날은 연휴 첫날인 22일로 12만 656명이 국내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도착 여행객이 가장 많은 날은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로 11만 4214명이 한국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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