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톨릭 잘란다르교구의 프랑코 물라칼 주교 (출처: UCANEWS)
인도가톨릭 잘란다르교구의 프랑코 물라칼 주교 (출처: UCANEWS)

주교 “날조된 이야기” 혐의 부인… 수녀들 “첫번째 승리” 환영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인도에서 수녀를 2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프랑코 물라칼 주교(잘란다르교구 소속)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20일(현지시간)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천주교주교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황청이 물라칼 주교의 교구 사목업무 일시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물라칼 주교 관할인 인도 북부 펀자브주(州) 잘란다르교구 관련 업무를 은퇴 주교인 아그넬로 루피노 그라시아스에게 위임했다.

지난 7월 아시아가톨릭뉴스(UCANEWS)에 따르면 인도 가톨릭교회 지도자들과 평신도들이 인도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오즈월드 그라시아스 추기경과 주인도 교황청대사 잠바티스타 디콰트로 대주교에게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편지를 보내 물라칼 주교의 해임을 요청하면서, 수녀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다.

매체에 따르면 잘란다르교구 소속 수녀회의 한 수녀는 6월 29일 물라칼 주교가 자신을 4년 전에 강간하고, 그 뒤로 2년간 13번 더 성학대했다고 고발했다. 수녀와 그녀의 친척들은 “교회당국이 (수녀가 당한) 성적 침해에 대한 자신들의 민원을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이뿐 아니라 물라칼 주교의 학대 때문에 18명의 수녀가 수녀원을 떠났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케랄라 경찰은 이달 중순 물라칼 주교를 소환해 지난 19일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물라칼 주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날조된 이야기로 교회에 대한 음모”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라칼 주교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번 사건에 대응해 나갈 시간이 필요하다”며 “잠시 주교직에서 물러나게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성폭행 수사를 촉구해 왔던 수녀들은 교황청의 이번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 수녀는 힌두스탄타임스를 통해 “우리는 행복하다. 교황청이 마침내 우리의 기도를 들어줬다”며 “이번 조치는 우리의 투쟁과 관련한 첫 번째 승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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