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110개국이 모인 ‘평화 만국회의’였다. 11명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총리, 현직 장관, 대법관 등 분야별 2000여명의 인사가 남북정상회담이 치러지는 즈음 ‘지구촌 전쟁종식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한에 모였다. 거물급 인사를 대거 불러 모은 곳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다. 남북정상회담 당일에는 ‘9.18 평화 만국회의 4주년 기념식’이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무려 2000여명의 해외인사와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너무나 질서정연하게 이뤄지는 기념식과 ‘다가올 평화세계’를 표현한 평화 퍼레이드에 탄성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이 행사가 특정 종교의 행사라며 사이렌을 울리고 욕을 해대는 7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논란 때문에 시종일관 행사 전체를 모니터링 겸 참관했던 인천시 관계자들은 행사 반대자들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이날 확신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만국회의가 얼마나 흥미롭고 영향력 있는지를 들었다”며 세계평화를 위해 이렇게 생각을 나누고 하나 되는 회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HWPL을 이끄는 이만희 대표는 아흔이 가까운 참전용사다. 그는 ‘전쟁 없는 평화세계를 후대에 물려주자’고 주창한 이후 벌써 지구촌을 29바퀴나 돌며 ‘전쟁종식 국제법 제정’과 ‘종교가 하나 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HWPL로 인해 평화세계 실현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이 대표의 조국인 대한민국은 외면하고 있다. 이번 만국회의 메시지가 남북 두 정상에게도 꼭 전해져야 한다고도 전직 대통령들은 강조했다. 정상 간의 평화행보도 중요하지만, 그간 수없이 정치적 결합이 하루아침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평화는 아래로부터 이뤄질 때 온전해진다는 것을 남북 정상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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