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울역, 서민의 꿈과 추억 품고 다시 태어난다
구서울역, 서민의 꿈과 추억 품고 다시 태어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구서울역이 한창 복원 중이다. 공사로 인해 역사가 천에 둘러 싸여 있으나 에메랄드 색을 지닌 돔이 볼록 튀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제강점기 부산·신의주역보다 관심 덜 받아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3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경하려면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 부푼 꿈을 안고 몸을 기차에 실은 승객들은 이른바 ‘성공’을 꿈꾸며 상경했다. 하지만 현재 서울역은 ‘꿈’보다 단순 업무나 여행으로 오가는 승객의 수가 더 많다.

이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서울역의 위상은 예전만큼 크지 않지만 늘 승객들로 붐빈다. 현재 서울역의 모태인 경성역이 식민지 시대의 잔재물이기 때문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역은 예나지금이나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올해 서울역은 경성역 신축으로부터 정확히 85주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고도 경제성장, 고속철도 완공 등 서울역 85년사를 되돌아본다.

 

▲ 1925년 완공된 당시 구서울역 (사진제공: 한국철도공사)


◆경성역, 식민지 경영의 관문으로 인식

‘한반도의 현관이자 식민지 경영의 관문’의 역할로 인식됐던 경성역. 설립사인 남만주철도주식회사는 경성역을 일본부터 만주까지 연결하는 다리로 내다봤다.

일본 도쿄에서 시모노세키에는 국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은 관부연락선, 부산부터 베이징엔 열차를 계획하고 있었다. 종착역은 베이징이 아니었다. 회사는 하얼빈을 거쳐 시베리아철도로 연결돼 독일의 베를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조선을 하나의 관문으로 삼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려는 일본의 깊은 뜻이 숨겨 있었다.

우리나라 철도 역사는 경성역이 지어지기 전, 1899년 4월에 착공된 경인선부터다. 일본 회사인 경인철도합자회사가 건설한 경인선은 같은 해 9월 18일 인천과 노량진을 잇는 33.2㎞ 구간으로 개통됐다.

1900년대 초, 한강철교가 개통되면서 서울 남대문역까지 기차가 들어왔다. 어른 10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33.06㎡ 정도의 목조 건물을 염천교 아래 논 가운데 짓고 ‘남대문정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역은 1910년 경성역으로 개명됐다.

1900년대 초, 경성역은 경부선·경의선·경원선이 개통되면서 국내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게다가 1920년 경성에 거주하는 인구가 30만 명으로 늘어나고 교통과 관련, 경성의 역할이 커지면서 새로운 역사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남대문정거장 일대가 경성역 부지로 흡수됐다.

경성역은 1947년에 ‘서울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전쟁 후 규모가 확장됐다. 이후 고속철도(KTX) 운행에 맞춰 신축 공사에 들어갔으며 2003년에 새로운 역사가 완공, 2004년부터 신 역사를 선보이고 있다.

 

▲ 2011년에 완공될 구서울역의 조감도 (사진제공: 한국철도공사)


◆구서울역,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1925년 준공된 서울역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약 6631㎡로 조성됐다. 당시 ‘동양 제1역은 도쿄역, 제2역은 경성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초대형 건축물이었다. 지하는 역무실, 1층은 대합실, 2층은 귀빈실과 식당이었다. 1층 대합실 중앙에는 큰 홀이 자리 잡았고 그 위에는 돔이 올려졌다.

광복 후에도 한국전쟁 때도 그리고 지금도 구서울역은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하 1층 통로 벽면에는 한국전쟁의 흔적, 총탄 파편 자국이 남아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게 흘러갔는지 담담히 말해주고 있다. 구서울역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벽면을 그대로 남겨 방문객들에게 역사를 체험케 할 계획이다.

2011년 구서울역사가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구서울역사는 한국철도공사에서 새 역사를 연 뒤로 더 이상 기차가 머무는 곳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에서 소유권을 받은 문화부 측은 서울역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복원공사는 서울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해 7월에 착공에 들어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작업이 한창이다.

문화부는 역을 1925년 준공시점으로 복원하되 84년간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건축물 내·외부를 크게 변형치 않고 최대한 원래 공간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구서울역은 패션쇼와 재즈공연과 같은 클래식과 대중문화 경계를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30여 차례 공연과 전시회를 역사에서 펼친 바 있다.

한결같이 서민들 발이 되어준 기차 그리고 기차의 쉼터이자 서민들의 꿈이 담긴 서울역. 서울역이 다시 한 번 새롭게 변하고 있다. 85년간의 흔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