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나주곰탕. 조선시대 관아인 금성관 앞에 장이 열리면서 서민들이 즐겨먹었던 해장국에서 유래됐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의 맥을 이어온 곰탕집들이 현재  곰탕의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국물이 맑고 고기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사진: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8.9.20
전남 나주시 나주곰탕. 조선시대 관아인 금성관 앞에 장이 열리면서 서민들이 즐겨먹었던 해장국에서 유래됐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의 맥을 이어온 곰탕집들이 현재 곰탕의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국물이 맑고 고기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사진: 독자제공) ⓒ천지일보 2018.9.20

지자체마다 특성 있는 음식 축제 등장

나주곰탕 오랜 전통에도 축제엔 없어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가을도 무르익어가고 각 지자체는 각종 축제로 시끌시끌하다. 다양한 음식개발을 하고 축제를 열며 어떻게 하면 우리 지역의 음식을 홍보할까 열을 올린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광양 전어 축제, 산청한방약초축제, 양양송이축제, 임실 치즈축제, 전주 비빔밥 축제,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 전남 화순 힐링푸드축제, 광주 김치축제 등 종류를 셀 수 없을 만큼 전국은 먹거리 천지다.

전남 나주시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에는 전라도를 대표했다고 할 정도로 역사와 문화 하면 ‘나주’였다. 나주에 가면 조선시대 관아인 전남 유형문화재 2호로 지정된 나주금성관 앞 나주곰탕이 인기다.

이곳을 중심으로 나주 곰탕 거리가 조성됐다. 나주곰탕은 나주 배 보다 더 인기가 많지만 그동안 축제에서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인근 순천은 몇해전부터 웃장(전통시장) 국밥을 활용해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러나 나주시는 지역에서 이미 알려진 음식임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기자는 나주시의 크고 작은 축제를 취재해 왔다. 그러나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나주에서 열리는 축제 어디에서도 유명한 나주곰탕을 맛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한문화축제에서 만난 한 시민도 “나주에 가면 축제에서 곰탕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홍어만 있고 곰탕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문화를 원한다. 마한문화축제에서 만난 시민도 “나주만의 특별한 음식이 없고 늘 먹던 음식들만 있어 식상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최근 나주시 관광문화과 담당자는 “마한축제에 음식에 대한 불만이 있어 올해에는 공모를 통해 곰탕 사업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권면하는 중이며 올 10월 축제부터는 곰탕을 맛볼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문득 지난해 나주곰탕을 운영하는 사장 A씨가 “음식에는 그 지역의 역사와 삶의 철학, 문화가 녹아있는 법” 이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올해는 전라도 정명 천년의 해이기도 하다. 전라도라는 명칭은 전주와 나주의 글자를 따 고려 현종이 지은 말이니 나주에겐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나주시의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 나주’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의 도시’는 지역민 모두에게 익숙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홍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있을까. 오래된 전통 음식 문화 하나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주세계비빔밥축제가 전국 축제, 세계인의 축제로 발전한 것처럼 나주곰탕도 지역대표축제, 전국축제로 개발할 수는 없을까.

그동안 축제로 개발하지 못한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나주의 대표 음식을 이미지 브랜드화해서 전국에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나주만의 정체성을 가진 ‘나주곰탕’ 축제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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