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일 수입차 판매 추이. (자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천지일보 2018.9.20
올해 독일 수입차 판매 추이. (자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천지일보 2018.9.20

벤츠·BMW 양강구도 흔들

아우디·폭스바겐 2위 넘봐

“이미지 회복은 어려울 듯”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최근 잇따른 화재 사태와 대규모 리콜에 시달리는 BMW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2년 전 배출가스 인증 조작 파문으로 판매가 금지됐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올해 복귀해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BMW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메르세데스 벤츠에 1위 자리를 내줘 2위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선두권을 지키고 있지만 최근 화재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BMW가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벤츠의 반사이익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판매 실적은 감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신규 차량 등록대수 기준 8월 점유율은 벤츠가 15.72%(3019대)로 1위, BMW가 12.41%(2383대)로 2위를 차지했다.

벤츠와 BMW는 전월(7월) 대비 각각 36.0%, 39.8% 줄었다. BMW는 연쇄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올 1~6월 평균 신차 등록대수(5761대)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BMW의 간판 모델인 520d 이달 신규 등록대수는 107대로 전월(523대) 대비 80%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5월, 6월에는 각각 1239대, 963대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링 모델 1, 2위에 올랐었다.

벤츠의 실적 부진은 재고 물량 부족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벤츠관계자는 “E클래스 재고 물량이 소진된 부분과 하반기 출시 예정된 모델들이 지연되면서 판매 시기가 맞물리지 않아서 실적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지만 10월 CLS부터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와 BMW가 여전히 1,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턱 밑까지 쫓아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10.92%(2098대), 9.48%(182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각각 47.0%, 1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A6 35 TDI’는 지난달 1014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올라 아우디의 선전을 이끌었다.

폭스바겐의 판매량을 견인한 것은 ‘티구안’이었다. 티구안 2.0 TDI는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 937대로 베스트셀링 모델 2위를 기록했다. 이 모델을 포함한 전체 티구안 차량은 지난 5월 신형모델이 국내 고객에 처음 인도된 이후 100여일 만에 누적 판매량 6000대를 돌파했다.

업계관계자는 “이번 BMW의 화재 및 리콜 사태로 판매량이 반 토막 된 상황에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광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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