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비원들을 집에 근무하게 하고 회삿돈으로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올들어 네 번째 포토라인

검찰 “증거 새로 확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재출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다. 조 회장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게 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올해 네 번째다.

조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벌써 두 번째 검찰 소환인데,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6월 28일 소환한 지 두 달여 만에 조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부동산 일감 몰아주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하고,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들이 ‘통행세’를 받는 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횡령·배임 규모를 수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또 조 회장의 형제들이 창업주 고(故) 조중훈 전(前) 회장의 해외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아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 회장을 상대로 고발한 내용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2014∼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때 공정위에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지난달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동생이 소유한 4개 회사를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이들 4개 회사는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적용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회장은 처남 가족을 비롯한 친족 62명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횡령 혐의가 있어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라며 “기존에 수사하던 혐의와 관련해서도 새로 확보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8일 남부지검에 소환돼 15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는 조 회장은 7월 5일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앞서 조 회장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검찰은 7월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이달 12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자택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에 지불할 비용을 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대신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였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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