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8.9.2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8.9.20

 

능라도 집단체조 관람 후 7분간 인사말
“적대 청산하고 평화 큰 걸음 내딛자”

[평양공동취재단=천지일보 임문식 기자]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남측 대통령의 육성이 평양 주민에게 직접 울려펴졌다. 남북 분단 이후 최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을 상대로 한 대중연설은 남북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날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연단에 올랐다. 능라도 경기장에 가득 들어찬 평양시민들의 시선이 문 대통령에게로 집중됐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대중에게 공개 연설을 하기는 이번이 사상 최초다. 장내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당초 문 대통령의 연설은 공연 초반 1~2분간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으나, 실제로는 공연 후인 오후 10시 26분부터 33분까지 7분간이나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연설 마디 마디마다 관중들은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로 뜨겁게 호응했다.

열기는 집단체조 시작 전부터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오후 9시 2분쯤 평양 5.1 경기장에 들어서자 미리 와 있던 15만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은 일제히 기립박수와 환호로 두 정상의 입장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경기장 내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주민들은 더욱 함성을 지르며 환영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8.9.2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8.9.20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 4월에 진행된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이번 방북 기간 진행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70년 분단 체제를 청산하고 남북이 하나 돼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기로 했다”면서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여정을 향해 뚜벅 뚜벅 걷는 김정은 위원장께 아낌 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평양시민들의 환호가 한동안 계속됐다. 

이날 공연이 진행된 5월1일경기장(May Day Stadium)은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에 있는 북한 최대 규모의 경기장으로 1989년 5월 1일 준공됐다. 이후 김 위원장의 개건보수과업 지시로 2014년 11월 28일 개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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